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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연구소ㆍ공장 개방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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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연구소ㆍ공장 개방을 환영한다
  • 의약뉴스
  • 승인 2015.02.1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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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가 올해로 꼭 70주년을 맞았다. 중년과 장년을 지나 노년의 시대로 접어 든 것이다. 노년의 의미가 꼭 오래돼서 낡았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경륜이 더해져서 무게감이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연륜만큼이나 대국민 신뢰도가 높아 졌는지는 의문이다. 제약사들의 이익단체인 제약협회는 약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제약사들의 모임이어서 오래전부터 국민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환자를 살리는 약을 만들기 때문에 작은 소문에도 국민들은 귀를 쫑긋하게 기울였던 것이다. 하지만 대개의 국민 머릿속에는 칭찬이나 존경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안 좋은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람의 심리가 좋은 것 보다는 나쁜 것을 오래 기억하는 습성이 있기는 하지만 제약사의 위상은 그렇게 크거나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협회는 7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를 맞아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굳은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알리기 위한 홍보활동의 강화가 그것이다.

또 제약사하면 으레 리베이트를 연상하는 만큼 리베이트에 대한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열 번을 잘해도 한 번 실수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새해들어 첫 이사회를 연 제약협회는 ‘달려온 70년, 100년을 향한 새 출발 - 국민 신뢰 확보와 글로벌 역량 강화’로 회의 제목을 정할 만큼 회의 성과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제목이 좀 거창하고 막연하다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70년이 갖는 무게감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 안건을 정한 것은 그리 과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구체적으로 협회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5대 핵심전략을 세웠다.

▲ 대국민 산업홍보 강화 ▲ 윤리경영 확립 ▲ R&D 지원환경 조성 ▲ 글로벌 진출 뒷받침 ▲ 사회공헌과 사회적 책임 수행 등이 그것이다.

윤리경영을 강화하거나 글로벌 역량 강화는 이전부터 외쳤던 것이므로 새로울 것은 없다.

눈 여겨 볼 것은 대국민 홍보 강화와 사회공헌 그리고 사회적 책임 수행을 핵심 과제로 선정한 대목이다. 이는 잃었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협회의 의지가반영된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그동안 협회는 음지에서 일하고 음지를 지향한 측면이 크다. 작한 일이든 못한 일이든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렸으며 가능한한 내부에서 소리 소문없이 문제가 덮어 지기를 기다려 왔던 것이다.

이경호 회장도 이 점을 인식한 듯 과거 제약산업이 이 같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온 탓에 리베이트 산업으로 낙인찍히며 일괄약가인하 등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에도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사실을 여러 차례 아쉬움으로 표현한 바 있다 . 홍보강화는 이런 반성의 결과물로 나온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협회는 한국 제약산업의 경제·사회적 기여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회원사들의 연구소와 공장, 기념관, 임상시험 현장, 물류 센터 등을 일반 국민들에 공개하는 ‘제약산업 오픈하우스’를 개최해 신뢰도를 높인다는 복안을 선보였다.

좋은 방상이다.

우리는 제약사의 공장이나 연구소가 더 이상 비밀 공간으로 남아서는 안되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오늘날의 제약공장은 과거 대충 약을 만들던 소규모 공장의 부끄러운 모습이 아니다. 첨단시설로 무장한 제약공장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 선진국의 제약공장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성장했다.

감출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연구소도 마찬가지다. 미약하기는 하지만 국내 제약 연구소들은 신약을 내놓고 있다. 무늬만 신약이 아닌 시장에서 선택받는 신약도 늘어나고 있다. 연구원들의 수준향상과 시설과 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 덕분이다.

일반 국민들이 이런 시설을 견학하면 자연스럽게 신약이 나오는 험난하고 긴 시간의 여정에 큰 관심을 가질 것이 뻔하다. 협회의 견학 결정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리베이트에 대한 문제는 반드시 풀어 나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어려운 제약환경과 연구 성과의 자랑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가 터졌다 하면 일시에 이런 노력이 물거품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협회가 회원사들을 상시 감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감시라는 표현이 좀 뭐하기는 하지만 관심을 더 많이 가진다는 다른 표현으로 이해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무기명으로 ‘협회 회원사들 중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제약회사 3개’의 명단과 그 이유를 확인해 경고하는 방식도 나쁠 것이 없다.

사법당국에 바로 신고하는 대신 일차적으로 불공정 행위에 대한 경고를 하고 그래도 리베이틀 계속 하다 사법당국에 적발될 경우 협회 차원에서 가중처벌을 탄원하는 조치를 밟도록 한 것 역시 괜찮은 발상이다.

물론 동종 업계에 종사는 동료를 고발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타당하냐 하는 원초적인 질문은 할 수 있다.

또 무기명이라고는 하지만 3개 회사를 특정해 제출하도록 한 것은 서로를 감시하는 5호 담당제를 연상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이사회의 이런 안건이 총회에서 정식 추인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협회의 이런 자정노력이 효과를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약회사 다니는 것을 숨기고 창피해 한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이런 노력은 별별 수단을 다 썼지만 해결되지 않아 최후의 수단으로 꺼내든 카드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협회의 이런 노력을 가상하게 여기며 처벌이나 단속보다는 회원사 스스로가 법적 테두리 내에서 정정당당한 경쟁을 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새삼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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