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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공세 혹은 생각과 철학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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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공세 혹은 생각과 철학의 문제
  • 의약뉴스
  • 승인 2015.01.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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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의 열기가 뜨겁다.

엄동설한을 녹이고도 남을 후끈한 바람이 연일 기자회견이나 입장표명 형식으로 전해진다.

전임 집행부와 현 집행부 사이의 해묵은 갈등일 수 있고 잘못된 관행이나 실수 혹은 계획적인 어떤 문제 발생에 대한 파헤치기 일 수도 있는 약학정보원 사태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의혹과 소문과 설만 무성한 상태로 현재진행형이다.

이 문제는 약사회를 장악했던 구세력과 살아있는 신세력이 사활을 걸고 다투는 내용이기 때문에 조만간 어느 쪽이 잘못인지 가려지게 되면 지는 쪽은 내상으로 인한 출혈이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출혈의 내용은 오는 연말로 예정된 차기 대한약사회장 선거에서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그러니 양측이 서로 한 치도 양보 없는 싸움이 진행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겠다.

현 조찬휘 회장은 재선 도전이 거의 확정적이다. 그런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이에따라 현 집행부 세력은 조회장의 재선을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 약학정보원 사태를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조직과 정보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재선에 성공해야 계속해서 집행부의 일원으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회장은 모교인 중앙대 약대를 중심으로 기타 대학을 우군으로 삼아 재선 성공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반면 위기에 처한 김대업 전 약학정보원장은 수세를 빨리 탈출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세우고 있다. 그래야 서너 달 후면 나타나게 될 선거 국면에서 유권자에게 호소할 동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성대 출신인 김 전원장은 서울대가 전폭적으로 지원할 경우 만만찮은 세를 형성하게 된다.

지난 약사회 집행부에서 부회장까지 한 이력이 있고 회무 경력도 내세울만 하다. 그가 이번 선거전에서 반드시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가 있다면 조 회장과 한판승부는 박빙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이런 가운데 약학정보원 사태가 발생했으니 그와 그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던 세력이  받았을 충격은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김 전 원장은 약학정보원을 대한약사회의 보물이나 소중한 재산 등으로 표현하면서 깊은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그 약학정보원이 문제가 있었다고 조찬휘 회장이 선공을 날렸으니 김 전원장이나 지지하는 쪽은 마른하늘에 날 벼락을 당한 꼴이다.

지체없이 메일을 보내 자금유용이나 전표폐기 등에 대해 발빠른 해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메일로 입장을 밝힌 김 전원장의 결기는 대단했다. 반박이 있고 난 후 수시 간 후에 대한약사회도 이에 질세라 다시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 전원장이  직접 기자들 앞에 섰다. 오랜만에 공개석상에서 기자들을 대한 김 전 원장은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전임 집행부의 핵심임원으로 맹활약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밀려 오는 듯 했다. 지난 선거에서 밀었던 박인춘 후보가 조찬휘 후보에게 패하자 가지고 있는 지위에서 물러난 이후 달갑지 않은 이유로 기자들을 만난 것이다.

예상한 대로 13일 김 전원장은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약사회가 제시한 두 가지 의혹에 대해 정면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조찬휘 회장을 겨냥해 이런 행동은 어른답지 못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법적으로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말도 했다.

이제 약정원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4명의 외부 회계사에 의해 확인된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일만 남아 있는 것이다.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속단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은 조찬휘 회장과 김대업 전 원장이 출마를 한다면 선거 당일까지 이어 질수 있는 핵폭탄 급 사안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약사사회를 양분하고 있는 두 세력 간의 충돌이 조금 일찍 그리고 예상치 못한 다른 방법으로 불거진 것이 당혹스럽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곳에 개선점이 있고 해결책이 있다는 점에서는 문제제기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시기상으로 부적절하다거나 최종 결과 이전에 발표한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판단한다. 잘못을 지적하는데 적절한 시기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시기에 발표하더라도 시기가 잘못됐다는 반대쪽의 주장이 있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부적절한 시기라는 주장은 더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발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적 공세라거나 생각과 철학의 문제라는 반론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우리는 근거 없는 내용을 마치 사실인양 발표한 것은 아닌지 일말의 의문은 갖고 있다.

단 한 푼의 돈도 함부로 쓰지 않았다는 김 전 원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김 원장 개인뿐만이 아니라 약사사회 전체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피해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양측의 주장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명명백백히 가려져 약사회원들의 소중한 회비로 운영되는 약사회가 좀 더 투명하고 깨끗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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