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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5.01.02  10: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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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누군가 사암을 흩뿌리며 말을 타고 온다. (캘리포니아로 추정되는 먼 곳에서 흙길을 달려 왔으나 사내의 얼굴은 혈색이 좋고 화장을 한 듯 뽀얗다. 옷도 말쑥하다. 머리는 기름이 자르르 흐른다. )

사내를 반갑게 맞는 여자의 표정은 그리운 사람을 오래 기다린 것처럼 얼굴이 달덩이다.

안에서 밖을 촬영하는 카메라는 두 사람이 연인 관계인 것을 암시한다. 가장 먼저 이들이 재회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둘은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다. 말의 사나이는 에단(존웨인)이고 안의 여인은 마사(도로시 조던)다. 마사는 에단 동생의 아내다. 동생의 아내에 에단은 흑심을 품고 있다.

선반의 호롱불을 잡은 마사의 손을 에단이 남모르게 감싼다. 이를 눈치 채기 못한 동생과 조카들은 뒤 늦게 에단을 환영한다. 남북전쟁에서 패하고 3년만에 돌아온 에단은 항복을 하지 않고 군도를 차고 동생네 집에 온 것이다.

밖이 황량한 것과는 달리 안은 포근하다.
벽난로에서는 장작불이 타고 있고 구워 만든 은회색의 벽돌을 받치고 있는 감색 나무는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는다.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 말타고 황야를 질주하는 모습보다 집이 나오면 집 안 밖을 유심히 봤다.

무엇보다 선반을 두어 개 만들고 그 위에 그릇과 잔을 올려놓은 실내 장식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집에 둘러 앉아 고구마를 구워 먹거나 독한 술 한잔 하면며 영화이야기를 하면 기분 좋겠다.)

동생의 아내를 사랑하는 에단은 인디언에게는 가차 없는 증오를 품는다.

그가 이웃 목장의 소를 죽인 인디언을 소탕하기 위해 떠난 사이 동생과 마사는 무참하게 죽는다.

마사는 아마도 죽기 전에 코만치 족 대장 스카( 헨리 브랜든)에게 강간을 당했을 것이다. 어린 딸은 납치된다.

에단은 이들을 추격한다. 어린 조카를 찾기 위한 수색이 무려 5년간 진행된다.

그의 곁에는 어려서 고아가 된 코만치 족의 피가 1/8이 섞여 있는 마틴(제프리 헌터)이 따라 다닌다. 둘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한다.

인디언을 혐오하는 인종주의자로 비춰지는 에단과 마틴의 동행은 어딘지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에단은 죽은 인디언의 시체에 3발의 총을 발사한다. 눈이 없으면 영혼의 땅으로 들어가지 못해 영원히 구천을 헤맨다는 코만치족의 신념을 꺾기 위해서다. 그만큼 에단은 인디언에 대한 증오심이 대단하다.)

풍찬노숙을 하면서 갈등이 없을 수 없다. 버티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두 사람은 끊어 질 듯하다가 다시 이어진다. 마틴은 에단이 조카 데비 (나탈리 우드)를 찾는 것이 구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죽이려는 의도라는 것을 안다.

인디언에게 더럽혀졌을 조카딸을 살려 둘 수 없다는 에단의 눈빛을 읽은 것이다. 자발적으로 간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끌려 갔는데도 말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끌려 갔다 정절을 잃고 고향에 돌아온 여인을 '환향녀'라고 내쫓거나 멸시했던 우리네 슬픈 역사가 떠오른다. )

관객들은 에단이 데비를 찾는다는 것은 관객들이 다안다. 그러나 그가 데비를 죽일지 살릴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도망가는 데비를 총을 들고 뒤쫒는 에단.

공포에 질린 데비는 동굴입구에서 잡힌다. 에단의 눈빛이 잠시 흔들린다. 그가 총을 뽑았을까.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철의 사나이로 나오는 에단의 눈빛이 한 번더 움직인다. 죽일까, 살릴까.

찰라의 순간이 지나고 에단은 숙녀가 된 데비를 번쩍 들어 올린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데비야, 이제 집에 가자."

데비가 갈 집은 스카 일당이 불 태워 버려 없지만 이런 장면과 대사 정말 기가 막히지 않는가. 컷 하나가 영화를 완전하게 만들어 낸 것이다.

수색을 끝낸 에단은 그가 들어왔던 동생네 집 같은 다른 집에 에단을 내려 놓고 밖으로 나온다.

마사가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서 에단을 맞은 것처럼 카메라는 떠나는 에단의 뒷모습을 비춘다. 참, 기막힌 설정이다. ( 정말 그는 데비를 죽이고 싶었는지 모른다. 마사와 어쩌지 못한 욕망이 남아 있고 그런 마사를 스카가 겁탈을 했고 조카마저 차지했으니.)

하지만 존포드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 에단이 데비를 죽이게 만들었다면 존포드가 아니다.)

조연으로 나오는 출연진들의 우스꽝스런 행동도 잔재미가 쏠쏠하다. 물물교환으로 어떤 부족의 여인 '이봐'를 아내로 맞게된 마틴과 그를 놀리는 에단의 유머. 로리( 베라 마일즈)를 사이에 두고 시골뜨기 찰리가 벌이는 주먹다짐도 볼만하다.

무엇보다 눈요기 거리는 배경은 텍사스이지만 유타와 애리조나에서 촬영된 광할한 사막이다.

오랜 시간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바위들의 기묘한 모습과 모래언덕은 장관이다. 사막을 사이에 두고 인디언과 벌이는 백병전은 물론 말탄 기병대가 강을 줄지어 달리는 모습, 한 겨울 거친 호흡을 내뱉는 버팔로.

한 번 더 보고 싶게 만드는 명장면이다.

존웨인 감독의 <수색자 ( The Searcher)>는 누구나 인정하듯 웨스턴의 진수 중 진수다.

국가: 미국
감독: 존 포드
출연: 존웨인, 제프리 헌터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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