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희(67세)할머니는 지난해부터 맞벌이 하는 딸을 대신해 두 외손주의 육아를 전담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손주를 안고 일어나려던 순간 무릎이 ‘찌릿’하는 날카로운 통증에 주저앉고 말았다. 놀란 마음에 병원을 찾은 조씨는 연골판이 손상돼 관절내시경으로 치료가 진행될 예정이다.
여성취업자 증가로 은퇴 후 삶의 여유를 즐겨야 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황혼육아’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맞벌이 가정 510만 가구 중 절반에 해당하는 250만 가량이 조부모가 육아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주지만 강도 높은 육체적 노동이 요구되는 육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관절손상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많아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황혼육아 시대 ‘손주병’으로 고생하는 노부모 많아… 무릎관절 손상 주의
부모대신 아이를 돌보는 할빠(할아버지+아빠), 할마(할머니+엄마)와 같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황혼육아는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국립국어원은 신조어로 황혼육아로 육체·정신적 질병을 얻은 상태를 일컫는 ‘손주병’을 선정할 정도로 많은 노부모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5일 이상 하루 평균 9시간 이상의 아이를 돌보는 일은 젊은 사람도 감당하기 쉽지 않다. 이미 관절이 약해진 노부모들에겐 손목, 어깨, 허리 등의 관절손상이 우려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주의해야 할 부위는 무릎관절이다.
무릎관절은 40대를 지나면서 노화가 시작된다.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닳아 없어지다가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화로 약해진 관절을 가지고 있는 노부모가 아이를 안고 업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무게만큼의 하중이 무릎에 전달되면서 연골파열, 인대손상의 위험이 증가해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화되는 것이다.
◇계단 내려오기 힘들고 통증 느껴지면 약물·물리치료 시행, 심한 경우 관절내시경 시술도
육아로 무릎관절이 손상되면 일상생활 속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계단을 내려올 때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앉았다가 일어날 때 몸의 방향을 갑자기 돌릴 때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통증이 가벼워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운데 이로 인해 손상이 심해지면 퇴행성관절염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이상 징후가 느껴지면 즉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연골판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치료는 더욱 중요하다.손상 정도에 따라 경미한 경우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가능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한 봉합술이나 절제술 등을 시행한다.
웰튼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관절내시경 시술은 무릎관절 부위에 최소부위를 절개해 관절내시경을 삽입한 후 직접 모니터를 보면서 손상된 연골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모니터를 통해 관절 속을 확대해 보기 때문에 CT나 MRI 검사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또한 수술시간이 짧고 절개부위가 작아 통증과 출혈, 감염의 위험이 적고 빠른 회복이 가능해져 일상생활로 빠른 복귀를 해야 하는 환자들도 부담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
손주들을 돌보는 노부모들이 관절건강까지 챙기려면 평소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를 통해 근력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를 안거나 업을 때는 30분 이내로 하고 이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가져야 하며, 관절손상을 최소화하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제공: 웰튼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