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0 06:03 (토)
수술실 어릿광대 행동 용납 할 수 없다
상태바
수술실 어릿광대 행동 용납 할 수 없다
  • 의약뉴스
  • 승인 2014.12.30 0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의사들이 제일 잘 안다. 작은 수술에서부터 큰 수술까지 모든 수술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아차 하는 실수는 곧 환자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것이므로 수술실은 병원의 그 어떤 시설물보다도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수술실에서 그냥 넘어가기에는 어려운 행태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수술 도중 수술실을 박차고 나간 의사 사건은 뒤이어 나올 수술실 어릿광대 행동의 예고탄이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 4부는 의미있는 판결 하나를 내렸다. 모 대학병원 의사가 병원을 상대로 낸 정직 1개월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흉부외과 의사는 지난해 10월 생후 4개월 된 영아의 수술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의사는 환자의 호흡을 유지하기 위한 튜브 종류를 놓고 동료 의사와 언쟁을 벌였다.

결국 자신이 선택한 튜브가 사용되지 않자 이 의사는 급기야 수술을 중단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수술실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에 병원은 환자 보호자에게 500만원 가량 수술비를 감면해 주고 추가 손해가 발생하면 보상해 주기로 결정하고 해당 의사에게는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이 의사는 병원측의 행동에 불만을 품고 정직 취소 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처를 해야 할 의사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의사가 자신이 주장하는 튜브의 사용 이유가 환자의 안전과 더 나은 수술조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어떤 이유라 하더라도 수술도중 수술을 중단한 것은 의사윤리나 일반 상식기준에 비춰 봐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법원의 판단은 정당했던 것이다.

이 사건 후 성형외과에서는 또 다른 엽기적인 사건이 터졌다. 수술실에서 생일파티가 벌어진 것이다.

강남의 유명한 성형외과에 근무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간호조무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놀라움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곳이 수술실인지 아니면 호텔의 연회실인지 그도 아니면 화려한 파티장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단순히 수술 케이크만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먹거나 사진을 찍고 수술에 쓰일 보형물을 들고 장난을 치는 모습에서는 더 이상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수술실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감염이다. 감염으로 인한 2차 피해는 수술의 결과보다 때로는 더 중요하게 환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항생제로 듣지 않는 세균과의 전쟁을 벌이는 병원에서 이런 일이 터진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의사 윤리 이전에 범죄행위라고 규정해도 될만하다. 상황이 이쯤되자 의협은 사태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엄중 처벌 및 재발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성형외과 내 윤리위원회에서 일단 처리하고 의사회에서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를 요청하면 윤리위에서 정식으로 문제를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제식구인 의협이 과연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릴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또 의협에 조사권이나 징계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의협 뿐만이 아니라 간호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도 나서서 진상조사에 협조해야 한다. 그러나 제일 큰 책임은 해당 병원과 의사에게 있다.

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책임의 당사자는 병원과 의사이기 때문이다. 설사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그런 행동을 한다고 해도 의사가 제지하면 수술실 생일파티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번 사건들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 보다 알려지지 않은 수술실 관련 추태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이 기회에 수술실 윤리규정을 한 번 더 살펴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사 본분의 자세로 돌아가기를 촉구한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라는 말이다.

정부 당국도 이 사건을 흐지부지 처리하지 말고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 수술실 어릿광대 행동은 이것으로 족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