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아래 금산사가 자리잡고 있는데 너른 마당에는 미륵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3층 법당이 우람하고 장엄하게 서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도 자주 나와 눈에 익은 산사의 모습이 볼만하다. 국보와 보물이 많아 눈요기도 그만이다. 나는 쉬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금산사로 오면 된다. 제대로 힐링이 된다. 그리고 안도현 시인의 시를 한 번 읽어 보면 가슴이 펑 뚫린다.
사라진 똥/안도현
뒷산에 들어가 삽으로 구덩이를 팠다 한 뼘이다
쭈그리고 앉아 한 뼘 안에 똥을 누고 비밀의 문을 마개로
잠그듯 흙 한 삽을 덮었다 말 많이 하는 것보다 입 다물고
사는 게 좋겠다
그리하여 감쪽같이 똥은 사라졌다 나는 휘파람을 불며
산을 내려왔다
똥은 무엇하고 지내나?
하루 내내 똥이 궁금해
생각을 한 뼘 늘였다가 줄였다가 나는 사라진 똥이 궁금
해 생각의 구덩이를 한 뼘 팠다가 덮었다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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