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리에 깊스를 하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고등학생 앞으로 이수용 의학원장이 다가갔다. 뒤에서 어깨를 만져주고 "괜찮아, 금방 좋아질 것야" 라고 말을 건다. 환자 부모들이 먼저 알아보고 "선생님 안녕하세요?"하고 반갑게 인사한다.
그제서야 학생은 뒤돌아서 멋적게 웃는다. 이 원장은 다시 한번 어깨를 두드려 주고 발걸음을 옮긴다. 앞쪽에 호스를 꼽고 있는 중년의 남자도 햇볕을 쬐고 있다. 그 환자역시 이 원장의 스킨십을 받고 환한 웃음을 진다.
그는 병원에서 가장 높은 사람 이지만 손수 운전을 한다.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는 것이 몸에 밴 체질 때문이다. 차 안에 앉자 마자 " 9년전에 유방암 수술을 한 환자가 여전히 건강하게 살고 있다" 고 말한다. 뒤이어 " 생명은 환자의 의지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고 말했다. 물론 수술도 잘 됐다.
이 원장은 "앞으로 원자력의학원을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연구 중심의 병원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의학원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면서 "앞으로 진료는 물론 최고로 연구 잘하는 병원으로 키워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구소에서 성과물도 나왔다. 사이클로트론을 자체개발한 것이다. 벌써 방사성의약품자동합성장치와 분배장치, 제작기술 등에 대해 기술을 사겠다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가격은 기존의 3분의 1이며 성능은 훨씬 우수하기 때문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연구를 통해 병원의 새로운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꿈이다.
그러기 위해 하루 24시간의 일과는 숨가쁘게 돌아간다. 아침 6시 기상, 8시 병원 도착, 10시 이후에 퇴근하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가족에게는 미안하지요. 하지만 이제는 식구들도 다 이해해 줍니다." 그는 진료를 반으로 줄였고 신규 환자 보다는 기존 환자 위주로 진료를 하지만 늘 시간에 쫒긴다.
그는 병원장에서 의학원장이 된 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병원장 시절에는 7층에서 봤으나 이제는 옥상에 올라가서 바닦부터 전체를 보고 있다"고. 예산은 물론 노사문제 사소한 행정문제까지 모든 것이 그의 책임이다.
" 내게 주어진 일인데 최선을 다해야 지요.재임기간 중에 연구 인프라를 최대한 축적해 세계와 경쟁할 수 있게 만들 생각입니다." 함께한 홍석일 병원장도 " 원자력의학원의 미래는 무척 고무적이다" 고 화답했다.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bgus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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