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고 앙증맞고 귀여운 것이 사람에게 빗대어 쓰면 부정적인 것이 된다.

'청개구리 같은 놈'은 그 사람 인생 전체에서 사상 최대의 욕이 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일에 엇나가고 엇먹는 짓을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라.

요놈, 요놈을 보고도 청개구리 같은 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청개구리/백기만

청개구리는 장마 때에 운다. 차디찬 비 맞은 나뭇잎에서 하늘을 원망하듯 치어다보며 목이 터지도록 운다.

청개구리는 불효한 자식이었다. 어미의 말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어미 청개구리가 “오늘은 산에 가서 놀아라!” 하면 그는 물에 가서 놀았고, 또

“물에 가서 놀아라!” 하면 그는 기어코 산으로만 갔었느니라.

알뜰한게 애태우던 어미 청개구리가 이 세상을 다 살고 떠나려 할 때, 그의 시체를 산에 묻어 주기를 바랐다. 그리하여 모로만 가는 자식의 머리를 만지며 “내가 죽거든 강가에 묻어다고!” 하였다.

청개구리는 어미의 죽음을 보았을 때 비로소 천지가 아득하였다. 그제서야 어미의 생전에 한번도 순종하지 않았던 것이 뼈아프게 뉘우쳐졌다.

청개구리는 조그만 가슴에 슬픔을 안고, 어미의 마지막 부탁을 좇아 물 맑은 강가에 시체를 묻고, 무덤위에 쓰러져 발버둥치며 통곡하였다.

그 후로 장맛비가 올 때마다 어미의 무덤을 생각하였다. 시뻘건 황토물이 넘어 어미의 시체를 띄워갈까 염려이다.

그러므로 청개구리는 장마 때에 운다. 어미의 무덤을 생각하고는 먹을 줄도 모르고 자지도 않고 슬프게 슬프게 목놓아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