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전에 한 환자가 병원을 찾아왔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다리가 저려 잘 걷지 못하는 환자의 얼굴이 너무 앳돼 보여 짐짓 놀라웠다. 열아홉 살의 학생은 허리 디스크가 심하게 파열돼 제거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과거 허리 디스크는 대부분 퇴행성 질환으로 어른들의 질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이들에서도 허리 디스크는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 됐다. 컴퓨터 및 스마트폰 사용시간 증가, 운동부족, 올바르지 않은 자세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이제 치료방법이 고민이었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지만, 절개 수술을 권하기에는 환자가 너무 젊었다. 결국 절개 없이 허리 디스크를 치료하는 미니레이저디스크 시술(SELD)이 치료방법으로 결정됐다.
미니레이저디스크 시술은 직경 3mm의 가느다란 관(카테터)에 1mm의 초소형 연성 내시경과 레이저를 장착한 후 환자의 천추골과 꼬리뼈 사이에 천추열공으로 삽입해 디스크 병변으로 접근하게 된다. 이런 까닭에 정상적인 뼈나 인대, 근육 등의 조직을 절개하지 않고도 돌출된 디스크 등 물리적 압박을 가하는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 또한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유착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내시경을 통해 MRI상에서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염증 등의 병변까지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절개술 단계까지 진전된 상태이어서 ‘50대50’의 가능성을 가지고 시도된 시술이었지만, 좋은 결과가 돌아왔다. 시술 후 학생은 운동치료를 받고 증상이 호전돼 집으로 돌아갔고 현재까지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요즘에는 미니레이저디스크 시술 외에도 신경성형술(PEN), 고주파수핵성형술(PNP) 등 다양한 미세침습시술이 디스크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신경성형술은 척추의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 후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병변 부위에 생긴 염증유발 물질을 제거하고 유착된 신경을 풀어주는 시술이며, 고주파수핵성형술은 국소 마취 후 고주파가 장착된 바늘을 디스크가 발병한 부위에 삽입해 요통을 전달하는 디스크 내의 신경만을 열로 파괴시켜 통증을 없애는 치료법이다.
허리 디스크 치료법으로는 약물 및 물리 치료와 절개 수술이 전부였으나, 최근 미세침습시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환자들에게 치료의 선택기회를 넓혀 주고 있다. 미세침습시술은 가는 도관만 삽입해 시술 후 상처가 거의 없고, 시술 후 30분 정도 안정을 취한 후 바로 보행이 가능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며, 국소마취로 진행돼 고혈압, 당뇨를 앓고 있거나 척수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들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미세침습시술은 정상상태로의 회복속도가 절개 수술보다 다소 늦어 치료 후 경과관찰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절개 수술 치료를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치료방법은 질환의 진행정도에 따라 결정해야 하며, 극심한 통증과 마비 증상이 동반된다면 절개 수술이 권장된다.
마지막으로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함으로써 척추건강을 지키는 노력도 잊지 말자. 매일 30분 정도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강도로 운동하고, 1시간 이상의 고정된 자세 유지를 피하며, 흡연은 혈행을 방해해 디스크를 약화시키므로 금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료제공 : 강동튼튼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