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5-07-18 00:01 (금)
약대 6년제의 사생아 한약학과생의 '절규'
상태바
약대 6년제의 사생아 한약학과생의 '절규'
  • 의약뉴스
  • 승인 2004.06.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약학과는 약대 6년제의 사생아인가. 약학대학내에 속해 있으면서도 약대 6년제에서 제외된 한약학과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한약학과생들이 기말고사도 거부한채 복지부와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사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한의대생 의대생 약대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이너'인 한약학과생의 애끊는 절규를 들어봤다. 인터뷰 대상은 우석대 1학년 김하나(사진) 학생이다. 김 학생은 " 한약학과 6년제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1학년에 불과하지만 한약학과 6년제에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었으며 투쟁의욕이 남달랐다. 청와대 인터넷 게시판에도 실명으로 약대 6년제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청와대 인터넷 게시판에 사연을 올렸는데 어떤 내용인가.

"약대가 약사회와 한의협의 합의로 결정됐다. 그 결정은 한약학과 졸업생의 한약사 응시자격과 관련된 약사법 개정에서 찾았다. 한약사와 관련된 일에서 당사자인 한약학과생들이 배제되고 빽있는 두 단체에 의해 마음대로 결정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 한약학과가 6년제가 돼야만 하는 절박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입학당시 학과 선택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 알고 지내던 약대 교수가 한약학과도 약대 6년제가 되면 자연스럽게 6년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말은 내가 한약학과를 선택하는데 일부 작용을 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한약학과의 위상에 관한 문제다. 약대도 6 년제이고 한의대 의대 다 6년제인데 한약학과만 4년제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중국의 중약학과는 무려 7년제로 알고 있다, 중약학이 5년인것과도 차이가 있는데 이는 (중약학)한약학과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약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매우 높은 학문이다. 세계 한약시장은 500조원 규모이고 이 시장의 선점을 위해 중국과 일본이 나서고 있다. 일본도 한약학과는 6년제로 간다. 우리만 뒤쳐질 수 없다.

한약은 양약과 달라서 더블체크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의사가 처방을 내렸는데 그 처방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고 조제해야 한다. 잘못된 처방은 문의하고 고쳐야 하는데 그 일을 게을리 해 부작용이 생기면 이는 한의사 책임이 아니고 한약사 책임이다. "

-졸업생들이 한의사 처방을 조제하는 상황은 아니지 않은가.

"아직 한방분업이 안됐기 때문인데 조만간 한방도 분업시대가 온다. 이때를 미리 대비해야 하는데 4년제로는 한의사 처방의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을 절대 수업시간으로는 짧다."

- 누가 제일 원망스러운가.

" 한의협과 약사회다. 당사자인 우리를 왜 제외하고 마음대로 결정하는지 모르겠다. 복지부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게시판에는 대통령을 원망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까지 대통령이 나서야 하나.

" 하도 속상하고 절망스러웠기 때문이다."

- 기말고사는 끝까지 거부하나.

" 물론이다. 유급되는 한이 있어도 우리는 끝까지 간다. 복지부와 국회앞 1인 시위는 물론 복지부 앞에서 한약학과가 있는 우석대 원광대 경희대 생들이 전부 모여 집회를 열 계획이다. 현재 단식투쟁도 하고 있다."

김하나 학생은 "졸업생 수가 적다고 해서, 사회적 위치가 낮다고 해서 당사자의 일에 다른 사람들이 운명을 결정짓는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 며 "한약학과는 결단코 약대 6년제의 사생아가 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복지부의 손을 떠나 교육부로 넘어가 9월 입시요강에 약대 6년제가 포함되면 그것으로 6년제가 확정되는 상황을 불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한약학과 문제는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의사협회와 함께 약대6년제가 넘어야 할 또하나의 산이다.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bgusp@newsmp.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