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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지옥의 묵시록(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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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지옥의 묵시록(1979)
  • 의약뉴스
  • 승인 2013.12.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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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2005)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곳에’(2008) 여주인공 수애는 베트남 전장에서 C.C.R의 '수지-큐'를 멋들어지게 불렀다. (그 전에 작고한 코미디 황제 이주일의 수지-큐 버전도 흥미롭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원제:Apocalypse Now)에서는 플레이보이 걸들이 밀림의 무대에서 M16 소총을 가랑이에 끼고 역시 수지-큐를 부른다. 당연한 이야기 이지만 나온 연대순으로 보면 ‘M16 수지-큐’가 오리지널이다.

무대를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성에 굶주린 젊은 남성의 욕망을 여지없이 표현한 이 장면을 보면 ‘님은 먼곳에’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생명이 파리 목숨인 전쟁터에서는 미군이든 한국군이든 찰라적 욕망에 대한 본능은 대동소이하다.

애초 이 영화는 5시간 분량으로 촬영됐는데 자르고 잘라 153분으로 상영됐다. 그러나 감독은 나머지 50분 가량을 살린 203분 짜리 '리덕스 필름'을 2001년 칸느영화제에서 공개했다.

살린 부분은 프랑스 농장의 가족과 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대해 이야기 하는 조금 길고 지루한 장면과 웰라스 대위( 찰리 신)가 아편을 함께하며 젊은 미망인과 밤을 지새우는 장면, 부서진 헬기 안에서 기름 두통과 바꾸고 플레이걸과 묶인 시체옆에서 섹스를 벌이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커츠가 웰라스에게 타임지에 실린 내용을 읽어 주는 장면은 전쟁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위문공연 이후 플레이걸과의 재회 장면은, 이런 내용 없이 ‘지옥의 묵시록’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까 할 만 큼 중요한 대목이다.

영화는 귀국했으나 아내와 이혼한 후 다시 베트남에 온 웰라스 대위와 킬 고어 중령( 로버트 듀발)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 세 명을 중심축으로 전개된다. 1주일간 사이공의 한 호텔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그는 새로운 임무를 받는다.

부대를 이탈해 캄보디아 국경근처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한 커츠 대령을 살해하라는 명령이 그것이다.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것이 군대이고 군인인데 명령을 거부했다는 것이 제거 이유이다.

 

웰라스는 병사 4명과 함께 전투가 가능한 수송선을 타고 베트남 북부로 스며든다. 이 과정에서 킬 고어를 만나는데 그는 한마디로 전쟁광이며 전쟁을 무슨 스포츠 게임처럼 즐기는 무지막지한 인물이다.

공격용 헬기 안에 바그너의 ‘발키레의 기행’을 크게 틀어 놓고 베트콩이든 주민이든 여자든 어리애든 가리지 않고 교통신호 딱지떼듯 살해하는 전쟁 놀음을 즐긴다. 서핑광이기도 한 그는 폭탄이 난무하는 해변으로 부하들의 손에 보드를 들게 할 만큼 반 미치광이다.

전투기 지원을 받아 주황색 네이팜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엽제이다.)으로 마을 전체를 쓸어버리고 나서는 “언덕 전체에 가솔린 냄새가 진동한다. 그 냄새는 승리의 냄새다”라고 떠벌인다.

연료를 채우고 웰라스 일행은 다시 밀림의 강을 따라 북으로, 북으로 이동하다 가족이 탄 남 베트남 목선을 수색을 이유로 정지시키고 그 과정에서 일가족을 몰살시킨다. 아직 살아 있는 여자를 권총으로 확인 사살한 웰라스를 보고 대원들은 살인이 가져온 공포에 전율한다.

만 14살에 영화에 출연한 어린 소년병( 로렌스 피쉬번, 후에 메트릭스에 나왔다. 코폴라 감독은 실제로 월남전에서 16살의 소년이 참전한 사실을 확인하고 소년병을 일부러 웰라스 일행에 넣었다고 한다.) 뉴 올리온즈에서 온 주방장 세프,, 함장 , 유명한 서핑 선수출신의 병사들은 이제 모든 가치가 상실된 베트남 전쟁의 한복판에서 서게 된다.

망고를 따러 정글로 들어갔다가 호랑이의 습격도 받는다. 병사들은 지쳤고 그들의 영혼은 점차 황폐화 되는데 웰라스는 이동 중에 틈틈이 그가 제거해야 할 커츠의 경력에 대한 보고서를 읽는다.

육사를 수석 졸업한 미 육군이 낳은 최고의 군인이 왜 명령을 어겨 살해 대상이 됐는지, 이제는 미쳤다고 판단을 내린 미 육군의 결정은 옳은 것인지 혼란에 빠진다.

수송선은 캄보디아 국경에 이른다. 상관이 누구냐고 묻는 웰라스에게 당신이 상관 아니냐고 되묻는 고립무원에 빠진 부대를 뒤로 두고 그들은 드디어 커츠 일행이 숨어 있는 곳까지 도달한다.

보트에서 웰라스는 자신이 파견되기 이전에 다른 특수부대원이 커츠를 제거하기 위해 떠났다가 이제는 그의 부하가 됐다는 새로운 보고서를 읽으면서 커츠에 대한 또다른 호기심이 작동한다.

나무에 시체가 매달려 있고 주변에는 오래된 해골들이 뒹군다. 떠벌이 종군 사진기자의 안내로 커츠를 만난 웰라스는 시를 외우고 개똥철학을 설파하는 그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죽음의 한 복판에 선 거대한 석불의 미소, 소년병의 죽음과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어머니의 음성, 창 맞아 죽는 함장의 고통은 전쟁의 공포, 공포, 공포를 말해준다.

산 들소를 장검으로 내리쳐 죽이는 장면과 웰라스가 커츠를 살해하는 장면이 오버랩 된다. 모든 전쟁영화의 아버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베트남 전쟁의 추악함을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영화의 진실이 더욱 빛을 발한다.

국가: 미국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찰리 신, 말론 브란도, 로버트 듀발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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