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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오가리' 나물로 해먹으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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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오가리' 나물로 해먹으면 그만입니다
  • 의약뉴스
  • 승인 2013.12.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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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고지'가 서향볕에 말라가고 있습니다.

'호박오가리'라고도 불리는 호박고지는 호박의 살을 길게 오려서 말리는 것이 보통인데 이렇게 하면 쉽게 마를 뿐만 아니라 물에 불려 나물을 해 먹기도 편합니다.

비닐봉지에 넣어두면 벌레 먹기 십상이니 조심해야 합니다. 잘 말린 호박고지로 호박나물을 해먹으면 쫄깃한 식감이 그만입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복효근 시인의 '호박오가리' 라는 시 입니다.)

 
 
 
 
호박오가리 / 복효근

그러니까 작년에
어머니가 삐져 말려주신 호박고지
비닐봉지에 넣어 매달아놨더니
벌레가 반 넘게 먹었다
벌레 똥 수북하고
나방이 벌써 분분하다
벌레가 남긴 그것을
물에 불려 조물조물 낱낱이 씻어
들깻물 받아 다진 마늘 넣고
짜글짜글 졸였다
꼬소롬하고 들큰하고 보드라운 이것을
맛있게 먹고
어머니께도 갖다 드리자
그러면
벌레랑 나눠 먹은 것도 칭찬하시며
안 버리고 먹었다고 대견해하시며
내년에도 또 호박고지 만들어주시려
안 돌아가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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