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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황야의 결투(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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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황야의 결투(1946)
  • 의약뉴스
  • 승인 2013.12.1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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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시들해 지면 잘 만든 서부극 한편으로 시름을 달래도 좋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힘이 세상을 지배할 때면 처진 어깨가 들썩이고 사라진 양심이 꿈틀거린다.

존포드 감독의 ‘황야의 결투’(원제:My Darling Clementine)를 보고나면 그래도 인생은 살만하지 않은가 하는 안도의 한 숨을 쉬게 되는 것은 악당을 단숨에 무찔러서도 아니고 남녀 간의 애뜻한 사랑이 여운이 남아서도 아니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만큼은 현실에서는 이루기 힘든 피비린내 나는 복수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곤한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먹는 즉시 기운이 솟는 비타민과 같다고나 할까.

목축업자 와이어트(헨리폰다)와 형제들은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톰스톤 마을에 들르고 여기서 술이 취해 소란을 피우는 인디언을 제압한다. 마을사람들은 누구도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용감한 행동을 한 와이어트에게 보안관을 맡아달라고 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하지만 소들을 도둑맞고 20살도 안된 막내 동생이 죽자 별이 빛나는 배지를 가슴에 달고 살인자를 잡기 위해 마을에 남는다.

마을에는 잘생긴 건달 닥 할러데이( 빅터 매추어)가 어깨에 힘을 주고 사는데 그는 폐병에 걸린 한 때는 잘나갔던 외과의사다. 볼륨이 상당한 술집여자 치와와( 린다 다넬)와 연인 사이 이지만 죽고 못 살고 하는 사이는 아니다.

어느 날 천박한 치와와와 비교될만한 교양과 학식이 넘쳐나는 예쁘고 젊은 여자 클레멘타인( 캐시 다운스)이 닥을 찾아온다. 그 모습을 와이어트가 유심히 지켜보고 가방을 들어 주는 친절을 베푸는데 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연인이 되리라는 것은 안 봐도 안다.

닥은 찾아온 클레멘타인을 외면하고 자신을 잊고 동부로 돌아갈 것을 요구한다. 닥은 두 명의 여자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은 것이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여자를 사랑하기 보다는 술을 먹고 각혈을 하고 싸우다 죽는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치와와의 목걸이가 죽은 동생의 것이라는 것을 안 와이어트는 멕시코로 떠나는 닥을 뒤 쫒아 마을로 데려오는데 6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탄 닥의 질주와 두 마리 종마를 타고 와이어트가 따라가는 엄청난 질주는 마치 ‘벤허’의 전차 경주 장면을 연상시키리만큼 볼만하다.

거짓말이 들통 난 치와와는 닥이 아닌 진짜 범인의 이름을 대다 방안에 있던 악당 무리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 닥의 정성어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와와는 숨을 거두고 와이어트 일행은 OK목장에서 광란하는 말을 앞에두고 살인자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 결과를 말할 필요가 있나.)

마을에 처음으로 교회가 들어서고 학교가 세워지고 클레멘타인은 선생님으로 남고 와이어트는 아버지에게 복수극의 전말을 전한 후 소를 사서 다시 톰스톤 마을에 오기로 한다.

와이어트의 볼키스는 (애들 장난도 아니고)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았기 때문에 앤딩씬으로 봐줄만하다.

고비마다, 중요한 장면마다 흘러나오는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노래는 배경음악으로 구슬프기도 했다가 생기를 돋우고 미소 짓게 만드는 등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 몫 단단히 한다.

어릴 적 아무 의미도 없이 부르면서 시간을 보냈던 그 시절, 그 민요를 흥얼 거리면서 영화를 보는 재미도 괜찮다.

국가: 미국
감독: 존 포드
출연: 헨리 폰다, 린다 다넬, 빅터 매추어,캐시 다운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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