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하늘은 파랗고 전형적인 겨울 초입의 날씨 입니다. 나뭇가지의 잎은 다 떨어져 앙상하기만 한데 그대에게 가는 길은 여전히 멀어 보입니다.
비록 만난 시간은 짧아도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을 사랑이었다면 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해주세요.
진짜 겨울이 오기전에 말입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 다음은 이정하 시인의 '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 라는 시입니다.)
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 /이정하그대에게 가는 길이 멀고 멀어
늘 내 발은 부르터 있기 일쑤였네.
한시라도 내 눈과 귀가
그대 향해 열려 있지 않은 적 없었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는 사람.
생각지 않으려 애쓰면 더욱 생각나는 사람.
그 흔한 약속 하나 없이 우린 헤어졌지만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슬픔으로 저무는 사람.
내가 그대를 보내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나의 사랑이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찬이슬에 젖은 잎새가 더욱 붉듯
우리 사랑도 그처럼 오랜 고난 후에
마알갛게 우러나오는 고운 빛깔이려니,
함께 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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