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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소리, 여자의 옷자락 소리 들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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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소리, 여자의 옷자락 소리 들리시나요
  • 의약뉴스
  • 승인 2013.10.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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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지는 계절입니다.

아직 붙어 있는 잎은 오후의 빛을 받아 찬란하지만 곧 땅으로 떨어져 누군가 밟고 지나가면서 낙엽밟는 소리가 좋구나, 이런 말을 하게 될 겁니다.

날아가는 새의 날개 소리, 지나가는 여자의 옷자락 스치는 소리가 들리는지 귀를 기울여 보세요. 혹시 아나요, 영혼처럼 울리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르지요.  ( 다음은 구르몽의 '낙엽'이라는 시입니다.) 

 
 
 

구르몽/낙엽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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