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다리같은 '노각'이 매달려 있군요. 노각은 늙어서 빛이 누런 오이를 말하는데요.
늙은 것은 다 그렇듯이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인지 여름이 가고 가을이 시작됐는데도 따는 사람이 없군요. 그런데 이 노각은 생나물로 들기름 넣고 비벼 먹으면 맛이 가짜 아닌 진짜 꿀맛 저리가라 입니다.
보아하니 노각이지만 맛 하나는 끝내줍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이정록 시인의 '짐'이라는 시 입니다.)
짐-/이정록
기사양반
이걸 어쩐댜?
정거장에 짐 보따릴 놓구 탔네.
걱정마유, 보기엔 노각 같어두
이 버스가 후진 전문이유.
담부턴 지발 짐부터 실으셔유.
그러니께 나부터 타는겨.
나만한 짐짝이
어디 또 있간디?
그나저나
의자를 몽땅
경로석으로 바꿔야겠슈.
영구차 끌듯이
고분고분하게 몰어.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고분이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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