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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델리카트슨 사람들(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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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델리카트슨 사람들(1991)
  • 의약뉴스
  • 승인 2013.09.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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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장르를 따질 필요는 없다. 판타지나 멜로 혹은 코믹이 아니어도 상상의 나래를 펴고 눈물을 짜게하고 웃겨 죽겠다고 배꼽을 잡는다면 .

장-피에르 쥬네, 마르크 카로 감독의 델리카트슨 사람들( 원제: delicatessen)을 보고 나면 오랫동안 막힌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다.

쓱쓱 칼을 가는 소리, 잘 벼린 칼날을 만져 보면서 그 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미리 생각하고 커다란 얼굴에 희색이 만연한 이 사람은 푸줏간 주인( 장 클로드 드레이퍼스)이다.

얼굴만 큰 것이 아니다. 손도 크고 몸체도 크고 아마도 '거시기'도 클 것이다. 고기 대신 몸으로 외상을 다는 여자 (까랭비야)와 침대 스프링이 부서질 정도로 섹스를 하는 것을 보면 이런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아닌가?

어쨋든 그에게는 첼로 연주가 일품인 예쁜 딸 쥴리 ( 마리 로드두냐크)가 있다.

 
예쁜 여자가 대개 그렇듯이 마음씨 또한 천사같이 고우니 신이 보우하사 남자 루이종( 도미니크 피뇽)을 주었는데 루이종은 톱으로 연주를 하는 어릿광대다. 둘이 아주 천생연분이다.

하지만 푸줏간 주인은 키도 작고 볼품도 없고 게다가 돈도 없는 루리종이 마음에 들리 없다. 겨우 세나 들어 사는 주제에 쥴리와 사랑하다니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그래서 녀석을 죽일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영리한 쥴리는 그런 아버지의 의도를 알아채고 그를 안전한 곳인 지하세계로 대피시키려고 한다. 지하세계에는 지상을 그리워하는 일단의 인간모습을 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이 구해 낸 것은 루이종이 아닌 플뤼세다.

루이종은 쥴리 아버지를 피해 겨우 목숨을 부지 하지만 그 상태가 그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마침내 최후의 순간이 온다.

두 사람은 방으로 숨어들고 죽이려는 아버지와 마을사람들의 공격은 거세다. 위기일발의 순간 루이종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 수돗물을 틀어 놓고 흐르는 곳을 모두 막는다. 물은 방안에 가득차고 두 사람은 겨우 목만 내민 상태다.

이제 칼 든 아버지와 '인육'이 그리운 그의 똘마니들이 쳐들어오는 일만 남았다.

문이 열리고 수압을 견디지 못한 물은 엄청난 기세로 쏟아져 나온다. 사람들은 쓸려 내려가고 루이종은 변기뚜껑에 매달리고 줄리는 겨우 난간에 올라 목숨을 건진다.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는 살아서 루이종과 죽기살기식의 결투를 벌인다.

죽는 사람이 누구이고 산 사람이 누구인지 굳이 말을 한다면 칼들고 설치는 기름진 중늙이다. 주인만 알아보는 루이종의 부메랑을 잘 못 쓴 푸줏간 주인은 이마에 칼을 맞고 죽는다.

먹고 살기 힘든 시대, 신문지에 둘둘 싸서 주는 인육을 움켜쥐고 독재의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그의 최후는 이렇게 끝난다.

시종일관 음침하고 흐린 날씨에 한줄기 빛이 들어오는데 이것이 푸줏간 주인으로부터의 해방인지 아니면 지하세계 인간들의 독립인지 아니면 영화가 끝났으니 침침할 이유가 없어서 인지 각자 해석할 나름이다.

영화 시작 초반 쓰레기통에 숨어있는 한 넝마가 푸줏간 주인이 던진 칼을 맞는 장면이 섬뜩하다.

국가: 프랑스

감독: 장-피에르 쥬네, 마르크 카로

출연: 장 클로드 드레이퍼스, 도미니크 피뇽, 마리 로드두냐크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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