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01 06:03 (수)
위기의 제약업계 '제2의 웨일즈' 막으려면
상태바
위기의 제약업계 '제2의 웨일즈' 막으려면
  • 의약뉴스
  • 승인 2013.09.11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마 하던 일이 터졌다. 약에서 벌레가 나오고 일부는 썪었고 도저히 약이라고 할 수 없는 약을 판매하는 제약 100년 역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10일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웨일즈 제약의 파렴치한 행태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를 접한 의약계 인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려 10년간 허가 취소약을 판매하거나 반품 처리해야 할 의약품을 재포장해 새것으로 팔아 6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런약을 먹었으니 배탈이나고 알레르기가 생기고 속이 온전할리가 없다.

범죄에 가담한 이들은 회사 내 은밀한 밀실에서 제조번호와 유효기간을 조작하고 라벨을 위조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마치 범죄영화에서나 볼만한 일들이 실제 일어난 것이다. 충격이나 경악이라는 표현은 이런데 써야 한다. 대표자는 구속됐다. 하지만 이것으로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제 2의 웨일즈 제약이 지금 어디선가 비밀창고를 차려놓고 똑같은 짓을 벌이지 않고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식약처의 관리감독 책임을 우선 물어야 한다. 다음은 해당 제약사이고 그 다음은 입만 열면 국민건강과 의약품 안전을 강조했던 의약사들이다.

의약사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해도 처방하고 조제하고 판매한 이들이 도의적 책임까지 없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물론 억울할 수는 있다. 잘 포장된 제품의 하자를 사전에 가리거나 보지도 못한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은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제약사가 업계에 기생하게 된되는 의사의 꾸준한 처방과 약사의 조제- 판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편 의사들은 환자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이다. 전체적인 이미지 상실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선진국 수준의 cGMP 공장을 자랑하고 이제 수출로 의약품 강국을 만들자고 글로벌 제약사를 외치던 업계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더 이상 웨일즈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약업계 종사자는 물론 국민 모두가 의약품 감시자로 나서야 한다.

허가는 물론 제조 과정 하나하나를 철저히 살피고 유통과 판매 그리고 판매 후 모니터링까지 일사분란하게 이어져야 한다.

관련 제약사에 대한 엄중하고 돌이킬 수 없는 책임도 당연히 물어야 한다. 국민건강보다는 약장수로 전락한 이들에게 따끔한 매를 들어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10일은 제약업계의 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