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을 본다. 기도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시인이 아니어도 사랑하고 싶다.
혼자 있으면서 나의 영혼을 정화하고 싶다.( 다음은 김현승 시인의 '가을날의 기도' 이다.)
가을의 기도/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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