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마시며 맥주병을 바라보니 목소리가 어눌하다.
시인은 구질구질하게 살지 말아야 한다. 시인 뿐만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깔끔하게 살 권리가 있다. 조성래 시인의 시 ' 빈 맥주병'의 일부를 옮겨본다.( 사족: 대낮에 맥주먹고 취하면 제 부모도 못 알아보니 제발 낮술로 맥주를 먹지 말라, 경험자로써 당부하고 싶다.)
'...구질구질하게 살아서는 안돼 우린 시인이야 창국이형이 술잔 비우며 어눌하게 말한다 적막한 담배연기가 그의 얼굴 흐려놓는다… // 술잔 속으로 바람이 분다 / 창국이형 가슴에 빈 맥주병들 떨어져 쌓인다 / … / 할매집 지붕 위로 시리게 돋는 별들 / 별들도 떨어져 그의 가슴에 쌓인다 / 시가 뭔지 개뿔도 모르는 것들이 / 하고 창국이형 입술이 묘하게 비뚤어진다. / 담배연기가 거듭 그의 얼굴 흐려놓는다 / 할매집 주인 할매가 마른 멸치 한 줌 / 안주 하라고 가져다 준다 / 마침내 술상 위에 빈 맥주병이 또 하나 탄생하고 / 문학으로 투기하면 안돼 더러운 자식들 / 하고 그의 가슴에도 빈 맥주병 하나 가만히 떨어진다 / … // 창국이형 몸 안이 밤바람 소리로 어두워진다 그의 내부에 있는 모든 문들이 일제히 비명 지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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