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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할로윈(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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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할로윈( 1978)
  • 의약뉴스
  • 승인 2013.08.0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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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말하는 것도 더운 요즘이다. 장마에 습도까지 더해지니 불쾌지수는 팍팍 올라가고 짜증은 더해진다. 이런 때 가슴이 쪼그라드는 공포영화 한 편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웃는 사람을 보고 재미삼아 치어 죽이는 세상인데 정신병자가 칼로 찌르는 것이 어디 대수겠는가. 존 카펜터 감독의 '할로윈'(원제: halloueen) 은 공포영화의 입문서 같은 영화다.

슬래셔 무비( 잔혹한 유혈극이 많은 영화)의 교본이라고 하는데 보고나면 왜 그런 평이 대세인지 고개가 끄덕여 진다. 인과관계도 없이 무턱대고 죽이는 하고 많은 영화들과는 질적으로 격을 달리하는 할로윈은 보고 나서도 한참동안 범인이 내지르는 격한 숨소리 때문에 얼음을 먹지 않아도 오싹해진 등골이 여전히 펴지지 않는다.

비바람과 천둥과 번개가 요란한 어느 날, 범인이 정신병원을 탈출한다. 악마가 탈출했으니 잡아야 한다고 그를 치료했던 박사( 도널드 플래전스)는 안절 부절이다.

잘 꾸며진 도로와 커다란 나무, 목조 건물의 2층 집이 있는 마을은 평화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평화로운 마을에 할로윈 축제까지 겹쳤으니 아이들은 들뜨고 섹스에 목마른 10대들은 부모가 외출할 기회만을 노린다. 노리는 것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가면을 쓴 악마는 어린이 보다는 섹스에 환장한 10대의 목숨을 노린다.

 
로리( 제이미 리 커티스)와 친구는 남자들과 맥주를 마시고 마리화나를 피우면서 섹스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다. 부모들은 외출을 하고 착한 로리는 동생을 돌보고 바람난 친구는 소파에서 섹스를 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검은 그림자.  소파의 남녀는 분위기가 무르익자 2층 침실로 향한다. 그 뒤를 '숨소리'가 뒤따른다. 남자의 어깨가 들썩이고 여자는 코맹맹이 소리를 하고 이불속의 다리는 서로 얽혀 있다.

문틈 사이로 얼굴을 감춘 남자가 그 모습을 지켜본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당장이라도 손에 잡은 식칼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 꽃을 것 같지만 의외로 침착하다.

만족스런 섹스가 끝나고 맥주를 찾으러 갈 때 까지 기다릴 줄 안다. 여자가 벗은 젖가슴을 남자친구에게 자랑하고 나서야 목을 조르고 칼을 쓴다. 양심적인 살인자인가. 아니다. 관음증 까지 더한 기괴한 살인자 일 뿐이다.

자신을 놀린 로리의 또 다른 친구도 차안에서 죽였으니 범인은 이제 살인이 익숙하다.

세번째 차례는 로리다. 하지만 주인공 로리는 죽지 않는다. 보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로리는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긴다.

젓가락 같이 긴 것으로 범인의 목을 찌르고 옷장 속의 옷걸이로 눈을 공격하고 범인이 떨어트린 칼로 배를 쑤시면서 그야말로 사투를 벌인다.

로리가 쉽게 죽지 않는 것처럼 범인도 쉽게 죽지 않는다. 빨리 도망가는 로리,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는 범인. 하찮은 짝퉁 영화들과 다른 점은 이런 것이다. 느릿한 범인의 움직임에 관객들은 더 조바심을 낸다.

차라리 로리보다 더 빨리 달려 그녀를 단박에 죽인다면 덜 오그라 들겠다. 그만큼 감독의 수완은 관객보다 저 만치 앞에 있다. 심장이, 잘린 팔다리처럼 너덜너덜 거릴 때야 비로서 영화는 끝나고 더위는 사라진다.

그래도 덥다고? 그러면 뒤돌아보시라. 나의 등 뒤에 , 정원의 담장에, 문짝 옆에, 침대 앞에 흰 가면을 쓴 범인이 보일 것이다. 쌕쌕 거리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흑백 텔레비전, 아랫단이 넓은 나팔바지, 단추 하나를 풀어헤친 웃옷, 다이얼을 돌리는 흑백 전화기등이 향수를 자극한다. 카펜터 감독은 사이코(1960)의 알프래드 히치콕 감독을 존경한 나머지 사이코에서 목욕하다 죽는 여배우의 딸인 제이미 리 커티스를 주인공으로 썼다.

국가: 미국

감독: 존 카펜터

출연: 제이미 리 커티스, 도널드 플래전스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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