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3-29 17:03 (금)
85. 캬바레(1972)
상태바
85. 캬바레(1972)
  • 의약뉴스
  • 승인 2013.08.01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괴한 분장, 익살스런 표정, 멋진 멘트, 화려한 율동 그리고 감동적인 노래.

이 모든 것을 보고 듣고 즐기고 싶다면 '캬바레'로 오면 된다. 동네에 널린 그런 캬바레 말고 1930년 동독 베를린의 캣킷 클럽으로.

이곳에 와야만 빼빼마른 익살꾼이며 음흉하고 노련한 사회자 (조엘 그레이)와 클럽의 귀염둥이 샐리 보울(라이자 미넬리)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염하며 순진하고 백치미를 뽐내는 샐리는 첫인상과는 달리 노래와 춤이 아주 볼만하다. 거기다 섹스에도 자신감이 붙어 있으니 뭇 남성들은 그의 노리개로 적합하다. 조만간 누군가 그와 한바탕 뜨거운 시간을 벌이지 않으면 이상한 분위기다.

아니나 다를까. 흰 연기를 뿜는 기차에서 내린 한 젊은 금발의 남자 브라이언(마이클 요크) 이 샐리의 마수에 걸려든다. 두 개의 갈색가방을 든 그는 영국의 캠브리지 출신으로 영어 과외로 돈을 벌고 샐리는 그와 애인사이가 된다.

샐리는 노래를 부르고 그는 과외수업을 하는데 노래와 수업만 하면 관객은 따분하다. 그래서 밥 포시 감독은 오직 섹스가 주업이라고 할 만한 인물 막시 밀리안 폰 헤우메( 헬무트 그리엠)를 등장시킨다. 그는 샐리도 꼬시고 브라이언도 구워삶아 두 사람과 잠자리를 한다.

여자도 남자도 마다않는 양성애자인 것이다.

여기에 샐리의 친구 나탈리 까지 등장하고 그의 남자 친구와 사랑이 더해지니 이만하면 제대로 얼개를 갖춘 셈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유대인이다. 배경이 1930년 베를린인 것을 보면 나치의 전성기가 떠오른다.

밥 포시 감독은 무엇이든 허용되는 베를린의 복잡한 섹스문화와 나치의 등장을 캬바레를 통해 절묘하게 묘사하는데 성공했다.

남자와 잠을 잤으니 샐리는 임신을 한다. 그런데 누구의 아기인지는 자유로운 그녀의 섹스 관념으로 볼 때 알아내기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누구의 아기가 됐든 키우자고 한다. 하지만 샐리는 약간의 죄책감과 캬바레에서 일하고 궁극적으로 훌룡한 영화배우가 되기 위해 모피 코트를 팔아 낙태를 한다.

두 사람이 헤어질 요건은 갖춘 셈이다.

 
브라이언은 영국으로 돌아가고 샐리는 등 뒤로 손을 들어 작별인사를 한다. 캬바레로 돌아온 샐리는 몸을 흔들고 입을 벌리고 노래를 한다. 슬프면서도 애잔하고 그러면서도 기쁨으로 충만한 그녀의 목소리는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밀폐된 공간을 압도한다.

인생은 길지 않으니 방에 있지 말고 캬바레로 와서 음악을 들으라고 재촉한다. 여기서는 인생이 아름답고 여자도 예쁘고 오케스트라도 멋지다. 인생 뭐 있나~ 인생은 캬바레 아닌가 하고 절규 하듯 노래 부른다.

흐릿한 배경 사이로 기세등등한 나치와 틀이 잡힌 히틀러의 모습이 중첩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즐긴 시간이 끝나는 순간이다.

명작 올 댓 재즈 (1979)의 감독 밥 포시의 캬바레는 그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걸작 ‘대부’를 제치고 아카데미 감독상은 물론 여우주연상 등 8개 부분을 수상했다. 시중에 DVD가 나와 있으니 구해서 보는데 지장이 없다.

가장 음흉하고 애잔하고 슬프고 기쁘고 웃기는 뮤지컬 영화다.

국가: 미국

감독: 밥포 시

출연: 라이자 미넬리, 조엘 그레이

평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