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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모던 타임스(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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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모던 타임스(1936)
  • 의약뉴스
  • 승인 2013.07.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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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면 연기, 연출이면 연출, 각본이면 각본, 음악이면 음악.  영화의 모든 영역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 범인은 가히 범접할 수 없는 천재, 그가 바로 찰리 채플린이다.

황금광 시대(1925) 시티라이트(1931) 위대한 독재자 (1940) 등 영화사에 길이 남을 숱한 명작들을 남겼으며 그 가운데 모던 타임스(원제: mordern times)는 그의 최대 걸작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짙은 콧수염, 커다란 구두, 둥근 모자, 긴 지팡이를 들고 오른손은 바지 호주머니에 넣고 조금 절뚝거리는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관객을 울리고 웃겼던 시대의 광대. '모던 타임스'는 그가 왜 ‘영화의 황제’인지 두말하면 잔소리로 만든다.

때는 대공황 시절. 실직자는 넘쳐나고 기계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컨베이어 벨트 공장에서 나사 조이는 일을 담당하는 찰리(찰리 채플린)는 작업 속도를 더 높이라는 사장의 지시로 한 시도 눈을 돌릴 수 없이 일을 해야 한다. 담배를 피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면 금방 호통이 날아온다. 출근 카드를 찍기도 바쁘다.

 

5번 작업대 너트 조임을 확인하고 꾸물대지 말라는 마이크 소리에 얼이 빠질 지경이다. 모니터로 노동자의 작업현장을 보고 명령을 내리는 사장은 빅브라더에 다름 아니다.

허리 한번 펴지 못하는 고된 단순작업은 그를 정신이상자로 만든다. 여자의 엉덩이 단추를 보고 스패너를 들이대면서 조이고 거리의 하수도 나사도 조인다.

조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조이려든다. 가슴도 조이고 코도 조인다. 어느 날 공장에 기계 외판원이 찾아온다. 점심시간을 아껴 생산성을 높이고 경비절감을 하는 밥먹여 주는 기계를 팔기 위해서이다.

식사 시간조차 아끼려는 근대화에 노동자는 죽을 맛이다.

찰리는 기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까지 발버둥 치지만 결국 신경쇠약에 의한 정신이상으로 병원신세를 진다.

세월이 흘러 병원은 나온 찰리는 먹고 살기 위해 깃발을 든 시위대와 마주친다. 얼떨결에 대열의 맨 앞에선 그는 주동자로 몰려 경찰차에 짐짝처럼 실린다.

장면은 바뀌어 엄마를 잃고 배고픔과 싸우는 부둣가에 사는 소녀(파울레트 고다르)는 실직자인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잃고 졸지에 두 동생을 둔 고아가 된다.

찰리는 무전취식으로 잡혀온 소녀를 만난다. 경찰을 피해 어느 집 앞에서 두 사람은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는 아내의 행복한 미소를 보고 우리도 저런 집에서 살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는다.

백화점 경비원으로 취직한 찰리는 소녀에게 백화점 구경을 시켜 주고 잠시 꿈을 꿔 보지만 그곳에서도 곧 쫓겨난다.

부둣가 회전목마 앞에서 춤추는 모습을 지켜본 음식점 주인은 소녀를 채용하고 찰리는 그 음식점에서 노래와 춤을 춘다. 손님의 박수소리가 울려 퍼지고 찰리와 소녀의 얼굴에 오랫만에 화색이 돈다.

하지만 가출소녀를 찾는 경찰이 소녀를 뒤쫒자 두 사람은 도망간다.

아침 해가 밝아오기 전 새벽이다. 도로 옆에 두 사람은 앉아 있다. 기운을 내자고, 포기하지 말자고, 용기를 내자고 다짐한다. 두 사람은 대로 한복판으로 걸어 나간다.

겹겹이 쌓인 산들의 멋진 풍광을 앞에 둔 찰리와 소녀의 뒷모습이 애처롭다. 두 사람은 과연 절망을 딛고 부서지지 않는 멋진 집에서 함께 요리하고 식사하는 희망을 현실로 이룰 수 있을까.

관객들은 찰리와 소녀가 정처 없이 떠돌지 않고 한 곳에 정착하기를 바라지만 현실에서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영화는 여기서 끝난다.

찰리 채플린은 88세인 1977년 세상을 떴다. 네 번의 결혼으로 11명의 자녀를 낳았다.

살아생전 최고의 위치에 올랐지만 한 때 공산주의자로 몰려 곤욕을 치르기도 했고 죽어서는 시신이 도난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천재를 시기한 범인들의 행동에 시멘트 무덤에 잠든 찰리는 행복할까.

국가: 미국
감독: 찰리 채플린
출연: 찰리 채플린, 파울레트 고다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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