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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델마와 루이스(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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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델마와 루이스(1993)
  • 의약뉴스
  • 승인 2013.06.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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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결정하고 그 결정이 잘 된 것이라는 확신이 선 여자들의 표정은 보아서 아름답다.

비록 그들이 살인자이고 강도라도 말이다.( 좀 지나쳤나)

에이리언(1979) 브래이드 러너(1982) 글레디에이터(2000)를 만든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델마와 루이스( 원제: Thelma & Louise)는 전에는 느끼지 못했으나 어느 순간 깨어난 느낌, 지금 까지는 한번도 깨어나 보지 못한 여자 둘이 어느 순간 마침내 깨어났고 깨어난 순간 세상을 하직하는 코미디 같은 영화다.

'찌질한' 남편과 사는 전업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루이스( 수잔 서랜든)는 유행하는 요즘 말로 갑보다는 을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이 어느 날 작당을 하고 산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남편과 남자친구에게 적당한 거짓말을 하면서 두 사람은 뚜껑이 열린 포드산 T-버드( 미국차가 대개 그렇듯 이 차, 기름 많이 먹는다. 여행 중에 수시로 주유소를 들르는 것만 봐도 안다.)를 몰고 신나게 도로를 질주한다.

 

그들의 표정은 들떠 있고 손에는 술병과 담배가 있다. (오른 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흰 담배를 끼고 깊게 빤 다음 길고 힘차게 내 뿜는 루이스의 흡연 모습이 제법 익숙하다.)

마음먹고 한 번 일탈해 보자 하는 속셈이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분위기를 이끈다. 휴식을 위해 이들은 잠시 작은 휴게소에 들르고 여기서 술을 먹고 춤을 추고 요염한 델마는 남자의 유혹에 적극적으로 넘어간다.

스테이지에서 광란의 시간을 즐긴 델마는 술기운인지 뜨거운 몸의 기운 때문인지 어지러운 육체를 가누지 못한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남자는 바람이나 쐬자며 밖으로 유인하고 여자는 못이기는 척 따라 나선다. 여기서 델마는 키스는 허락하지만 섹스는 거부한다.

달아오른 남자는 거칠게 여자를 다루고 델마는 겁탈의 위기에 몰린다. 이 때 루이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챙겨온 델마의 권총으로 남자를 쏜다. 영화의 결론은 이처럼 초반에 쉽게 결정났다.

살인을 했으니 이들은 도망자 신세다.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루이스는 남자 친구에게 거금을 요구하고 델마는 그 와중에도 남자에게 한 눈을 판다.

강도( 브레드 피트) <지금은 늙었으나 당시는 애송이로 겨우 이마에 피가 마른 젊을 적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와 신나는 하루밤을 즐긴 델마의 표정은 섹스의 참 맛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행복감에 마냥 신나있다.

자신 때문에 살인을 하고 도피하는 와중에 남자에게 추파를 던지고 키스마크를 자랑하는 델마는 덜 떨어진 여자인지 아니면 무심한 척 하는 것인지 대담한 것인지 아리송하다.

루이스라고 다를게 없다. 돈을 델마에게 맡겨 강도에게 털리고 멕시코로 가자는 계획은 세웠지만 철두철미하지 못하다. 텍사스의 악몽( 델마와 비슷한 경험)으로 오클라호마에서 텍사스를 거치지 않고 멕시코를 가기 위해 동부해안으로 길고 긴 도피를 하면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지도 못한다.

델마는 너 때문에 돈을 잃었다는 루이스의 원망을 마트를 털어 보충하고 신나게 웃고 떠든다. (푼수이며 떠벌이같은 행동은 여기까지다.)

거대한 탱크로리를 모는 트럭 운전사에게 모욕을 당한 만큼 멋지게 복수하면서 두 여자는 확신에 찬 신념으로 세상을 본다.

경찰에 포위돼 체포의 위기에 몰리자 델마는 루이스에게 이전의 델마는 잊어 달라는 듯이 우린 안 잡혀, 계속 가는 거야, 밟아 하고 주문 처럼 명령을 내린다.

눈이 시린 푸른 하늘, 거대한 사막의 붉은 바위 들의 향연이 넘실대는 대자연속으로 두 여자는 나가 떨어진다. 페미니즘의 진수인지 진정한 여성해방인지 로드무비의 전형인지 보면서 판단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쫓기는 인생이 초반부라면 후반부는 거듭된 범죄가 성공하면서 인생의 주도권을 쥔 확신범들의 신념이 돋보인다. 살인마들이 경찰의 포위를 뚫고 멕시코로 탈출하기를 바라는 관객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감독의 수완 때문이다.

국가: 미국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지나 데이비스, 수잔 서랜든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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