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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 같은 사안 다른 용어 사용 바로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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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 같은 사안 다른 용어 사용 바로잡자
  • 의약뉴스
  • 승인 2013.05.29 08: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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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사안에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청구불일치’가 그것이다. 약사의 입장에서는 청구불일치 만큼 속편한 용어도 없다.

반면 의료계는 ‘싼 약 바꿔치기’라고 부르고 있다. 뉘앙스가 완전히 다르다. 심평원에 약사가 청구하는 동일한 사안을 놓고 이렇게 서로 다른 용어를 쓰는 것은 용어의 선택이 가져오는 효과 때문이다.

약사가 청구불일치라고 주장할 때는 단순실수나 착오 등의 의미가 내포돼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담겨있다. 과거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바로 잡으면 된다는 뜻이다.

반면 싼 약 바꿔치라고 부를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싼 약이라는 이미지가 우선 듣기에 거슬릴 뿐만 아니라 바꿔치기는 범죄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단순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 저지르는 ‘나쁜 행동’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 약사들은 청구불일치라고 주장하고 의사들은 싼 약 바꿔치기라고 부른다. 판단은 심평원이나 사법당국이 해야 할 일이지만 두 집단의 이 같은 주장은 다 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의료계는 싼 약 바꿔치기에 대해 처방전과 다르게 약국이 싼 약을 조제하고 급여비용은 의사가 낸 처방전대로 타가는 약값 차액 때먹기의 대표적 수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심평원이 최근 밝힌 조사에 따르면 약국 2만 여 곳 중 약 1만 6300여 군데가 지난 2009년 2분기부터 2011년 2분기까지 차액 때먹기를 해왔다는 것.

의사들의 외곽단체인 전국의사총연합은 “저질약품 대체조제 활성화, 일반약 혹은 한약 끼워 팔기 및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의 임의 조제" 등에 대한 약사들의 불법행위를 강도 높게 지적하고 있다.

더 나아가 현행 의약분업에 대해 환자 건강을 위한 제도라는 미사여구는 허구였고, 약사의 돈벌이를 위해 급조된 ‘엉터리 제도’라고 공격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바꿔치기 사태와 그간의 엉터리 제도로 인해 여타 OECD 국가에선 찾을 수 없는 수준의 막대한 조제료가 약사 자본에 흘러들어간 점에 대해 국가는 반성하고 있는가”라면서 “(약사들의) 조제 내역서 발급을 의무화하고 약사들의 불법행위를 감시할 상시체계를 마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대한의원협회 또한 “이번 사태로 15년간 의약분업이 거의 지켜지지 않은 엉터리 제도였다는 정황이 제기되고 있으니 환자들이 속을 가능성이 없는 정직한 제도인 선택 분업의 논의가 본격화 될 시점”이라고 선택분업을 옹호하고 있다.

또 대의협은 “의료인이 아닌 약사들에게 1차 의료를 맡기는 기이한 제도를 유지하며 세계적으로도 제일 높은 수준인 조제료를 안겨주는 나쁜 제도인 의약분업에 대한 본격적 해체 논의를 피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의사들이 청구불일치 대신 싼 약 바꿔치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현행 의약분업의 모순을 지적하고 나아가 선택분업을 하기 위한 깊은 뜻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에 약사회는 그동안 소극적 대응 방침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행보로 맞대응하고 있다.

동일한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조사하면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조사 대상 약국의 80%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해 약사직능을 호도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 더 이상 ‘약사 죽이기’를 멈추라고 반격하고 있다.

당국은 ‘청구불일치’ 인지 ‘싼 약 바꿔치기’인지 용어부터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조사의 목적과 그에 따른 책임소재를 좀 더 분명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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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2013-05-31 19:30:00
심평원에서 통보받은 용어는 "청구불일치"이라고 하였음을 밝히고 있으며 싼약 바꿔치기라는 용어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언론에서 만들어낸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