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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에 들지 못한다고 서운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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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에 들지 못한다고 서운해 합니다
  • 의약뉴스
  • 승인 2013.05.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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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화'가 만개 했군요. 황제가 시기해 쫓겨난 꽃이라고 해 '출단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눈이 부신 노란색은 황제를 상징했다는군요. 그래서 질투했다나요. 어쨋든 궁에서 내몰린 황매화가 아침햇살에 찬란하게 빛납니다.

꽃중의 꽃은 아니더라도 이만하면 '이쁜 꽃'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겠군요.  사군자에 들지 못하면 어떻습니까. 처녀 총각 마음 흔들어 정분나면 그만이지요.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김승기 님의 '황매화'라는 시입니다.)

황매화/김승기

너도 매화였더냐

샛노랗게 부서지는 햇살
봄바람 살랑살랑
처녀 총각
울렁거리는 가슴 뒤흔들어
정분나게 해놓고도
四君子에 들기를 바랐더냐

은근과 끈기
절제를 갖추고
맑은 심성 지녀야 하거늘,
은밀하게 속삭이는 사랑도 아닌
드러내놓고 유혹하는 창녀의 몸짓
요란한 몸치장으로
기품 서린 매화를 닮으려 했더냐

너를 바라보면
벅차오르는 오르가즘
그 황홀한 어지럼증
붉어지는 눈시울 감추는
찡한 눈물을 아느냐

知天命에 이르도록 비워낸
愛慾이여,
아지랑이 너울너울
아찔한 현기증
한겨울 온몸으로 떨었던
雪中梅의 기억조차 잊어버리겠구나

아서라 말어라
그냥 생긴 대로 살자꾸나
분수대로 사는 지혜
편한 마음을 아느냐

매화도 매화 나름이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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