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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투약기에 데일라 노심초사하는 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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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투약기에 데일라 노심초사하는 약사들
  • 의약뉴스
  • 승인 2013.05.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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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자판기처럼 생긴 자동판매기 한대가 약사사회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시끄럽게 하고 있다고 해서 부정적인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니다. 논란이 되고 있다는 말인데 주인공은 이름하여 ‘화상투약기’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화상 대화를 하면서 약을 받는 기계라는 뜻인데 인천의 D약국이 두 달째 사용하고 있다. LCD화면이 지나가면서 감기약 해열제 피임약 등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아래는 제품명이 선명한 완포장이 보여진다.

용무가 급한 환자가 약국이 문을 닫은 저녁 10시 이후에 가동되는 이 화상투약기의 호출 버튼을 누르면 약사가 친절하게 복약지도를 해주고 오케이 사인을 하면 약이 음료수처럼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이 기계를 발명한 사람은 부부약사로 알려져 있는데 대단한 아이템 인 것만은 확실하다. 폐문해 약을 살 수 없는 환자가 이 화상투약기를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면 이는 굉장히 좋은 발명품이 될 것이 틀림없다.

한데 약사들은 사시의 시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단 약은 약사만이 취급해야 하는데(물론 화상속의 인물도 약사다.) 기계가 다루는 것이 못마땅하고 자칫 약사의 직능이 위협 받는 것은 물론 약국 매출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국민건강에 대한 염려’는 자연히 따라 오는 것이라고 치면 이 화상투약기의 설치는 '국민편의 증대' VS '약사 이익'으로 양분될 듯하다. 마치 일반약이 슈퍼로 나간 정황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전국 2만여 약국에 한 대 밖에 설치되지 않아 일반인들은 모르지만 이것이 약국이 아닌 공공장소 등에 수천대가 설치되는 상황이 오면 사태는 매우 복잡해질 것이다. (대기업이 참여하는 상황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동네약국의 매출 축소를 우려한 개국가의 반발과 국민 편의를 내세운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복지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약사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사회적 이익에 부합되는지의 여부도 찬찬히 살필 것으로 예상돼 화상투약기는 여름날의 화상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약사회 박영달 회원의 논문 한편이 주목을 끌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일반의약품 판매의 문제점에 대한 고찰’이라는 다소 긴 제목의 이 논문은 오는 12일 열리는 경기약사학술제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논문에 따르면 '온라인 약국'에 반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고 있다. 조건부 찬성까지 포함한 찬성은 47%다. 반대가 절반을 넘지만 찬성도 그에 못지 않다. 화약투약기와 비슷한 개념의 온라인 약국이 또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래 저래 약국안의 약사들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의 한 축이라데 있다. 의약뉴스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집단의 쇠퇴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화상투약기와 온라인 약국에 대한 약사들의 현명한 대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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