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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 잽에 이은 라이트 훅까지 얻은 '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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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 잽에 이은 라이트 훅까지 얻은 '유한'
  • 의약뉴스
  • 승인 2013.05.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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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 옛 속담이 있다. 내가 아닌 남이 잘되는 것이 배가 아프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나보다 남이 잘 되는 경우가 많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그렇다고 언제나 배만 아픈 불평불만을 가지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이웃이 많이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인식하듯 유한양행 김윤섭 대표는 최근 작심하고 공개석상에서 이런 분위기를 질타했다.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하고 싶었던 말인데 꾹 참았으나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는 임계상황에서 나온 말인 듯 김사장의 표정은 내내 결기에 차 있었다.

유한양행은 외자사와 잇따른 도입품목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제약시장의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총 매출의 절반이상을 도입품목이 채우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에 따라 특별한 신약이 없어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국내사들이 시기 어린 질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선을 익히 알고 있던 김사장은 지난달 30일 베링거 인겔하임, 릴리 사장등과 함께 한 자리에서 여과되지 않은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평소 말을 가려 하면서 품위를 지키던 김사장의 언행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그가 그동안 겪었던 심적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는 “시장은 능력에 따라 뺏고 뺏기는 것이다”는 경제의 기본원칙을 강조하면서 소위 잘 나가는 유한양행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나아가 음해한다고 까지 할 수 있는 분위기에 대해 쐐기를 박았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공정경쟁이 아니라 불공정 경쟁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한 반론의 성격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이 잘 안되고 있는 것같다” 거나 “ 관행적으로 이어져 왔던 무언가가 있기에 저런 성과가 나왔다”고 보는 시선에 대한 불쾌한 감정이 그것이다.

그는 “유한양행이 이러한 성과( 도입품목에 강한)를 낸 것은 파트너사들(외자사)과 오랜 시간 토론하고 고민하며 치열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지 결코 관행적으로 이어온 ( 리베이트 등의 불법거래)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제약 산업은 분명히 공정경쟁 시대가 와야 하며 선의의 경쟁이 더욱 확대돼 치열한 경쟁을 통한 승자와 패자가 나와야 하고 유한은 이미 관행을 버리고 공정한 경쟁을 해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도입 품목 ‘트라젠타’로 이미 단일제 시장에서 선두그룹에 진입했으며, 복합제 출시를 통해 통합 1위의 결과를 미리 예상하고 1위를 공격하는 다른 제약사들의 예봉을 꺾기 위한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김사장의 말은 여러모로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공정경쟁과 관행의 탈피가 그것이다. 이 두 말은 다른 듯 하지만 사실은 같은 말이다. 리베이트 영업을 뿌리 뽑자는 말이다.  김사장은 리베이트 영업은 이제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유한을 비유로 들면서 설명했다.

김사장의 선의의 발언을 국내 제약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여전히 배가 아픈 상태인지 아니면 자신을 돌아보면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레프트 잽만 있던 유한양행이 강력한 오른손 어퍼컷까지 가지게 된 상황에 대한 평가는 그래서 더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시기나 질투는 '나의 힘'이 아닌 '나의 약점'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그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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