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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걱정하는 '약의 전문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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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걱정하는 '약의 전문가' 맞나
  • 의약뉴스
  • 승인 2013.04.2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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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가정상비약을 슈퍼에서 판다고 했을 때 약사들은 흥분했다.

바로 국민건강을 걱정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아무리 검증된 약이라도 부작용이 올 수 있고 슈퍼에서 마구 팔리면 국민들이 시도 때도 없이 사먹어 오남용이 우려 되기 때문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사실 이 주장에 일부는 맞다는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주장은 밥그릇 때문이라는 반대 의견을 펼쳤고 급기야 상비약은 슈퍼에 깔리기 시작했다. (국민편의도 중요한 이유였다.)

그 이후 약사들의 우려대로 부작용이 생겨 문제가 되거나 아프지 않는데도 습관적으로 사먹어 오남용이 문제가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의약품 편의점 판매는 점차 정착되고 있다. 문제는 편의점이 아닌 약국에서 발생했다. 얀센의 어린이용 타이레놀 현탁액이 부작용 때문에 회수 조치 결정이 23일 당국에 의해 내려졌다.

편의점은 신속히 대응했다. 계산대에서 아예 판매가 불가능하도록 철저히 막았다. 그런데 약국에서는 버젓이 팔렸다. 이날 의약뉴스 기자는 편의점과 약국을 현지 취해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편의점은 POS시스템을 통해 해당 제품의 판매를 바로 저지한 반면, 일부 약국에서는 회수조치 사실을 알면서도 판매하고 있었다.

편의점 직원은 해당 제품의 판매중지 사실을 몰랐지만 본사에서 바코드 시스템을 차단해 판매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런데 약국의 약사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판매하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 약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약을 구매한 기자에게 “회수조치가 됐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용량을 정량보다 조금 적게 사용하면 된다”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기 까지 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것이 복약지도 인가?)

같은 날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성명을 통해 “약국 뿐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만큼 해당 의약품의 판매금지를 국민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당분간 타이레놀 현탁액의 복용을 중지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그간 어린아이들의 감기나 발열시 타이레놀 현탁액을 복용했다면 당장 사용을 중지하고, 약사나 처방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대체 의약품을 사용할 것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약사의 상담을 받으라는 말이 무색하게 ‘당장 복용을 중지해야 할’ 약을 판매한 곳은 약국이었다.

현재 약사회는 편의점으로 빠져나간 가정상비약의 부작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은 부작용 관리가 가능한 약국에서만 판매해야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약사회의 이같은 노력과 근거는 힘을 잃게 됐다.

이에대해 약사회 한 관계자는 “약국은 개인사업자로 약사회에서 통제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이미 두 차례나 약사회에서 공문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극소수의 약국에서 판매가 됐다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벌린 입을 다물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는 여전히 약국과 약사들이 국민건강의 첨병에 선 파수꾼이라는 데는 의심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되풀이 되면 비록 극소수의 행태라고 할지라도 여론은 약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집단이 약사회가 맞는지 의심할 것이며 약의 전문가가 과연 약사들인지 이 또한 의심의 눈길을 보낼 것이다.

우리는 이 점이 염려스럽다. 약사들이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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