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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단내가 물결친다, 오라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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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단내가 물결친다, 오라 봄이여~
  • 의약뉴스
  • 승인 2013.03.1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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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 들리는가 싶더니 양지바른 곳에 진달래가 피었습니다. 생강나무도 노란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군요. 봄마중 잘 왔다고, 잠시 쉬어가라고 손짓 합니다.

강아지도 따라 나섰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는 모습이 제법 으젓합니다.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곽재구 시인의 봄이라는 시인데요. 읽다보면 정말 그리움의 단내가 물결치는 군요.)

봄 / 곽재구 

다시 그리움이 일어
봄바람이 새 꽃가지를 흔들 것이다
흙바람이 일어 가슴의 큰 슬픔도
꽃잎처럼 바람에 묻힐 것이다
진달래 꽃편지 무더기 써갈긴 산언덕 너머
잊혀진 누군가의 돌무덤가에도
이슬 맺힌 들메꽃 한 송이 피어날 것이다
웃통을 드러낸 아낙들이 강물에 머리를 감고
5월이면 머리에 꽂을 한 송이의
창포꽃을 생각할 것이다
강물 새에 섧게 드러난 징검다리를 밟고
언젠가 돌아온다던 임 생각이 깊어질 것이다
보리꽃이 만발하고
마실 가는 가시내들의 젖가슴이 부풀어
이 땅위에 그리움의 단내가 물결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곁을 떠나가주렴 절망이여
징검다리 선들선들 밟고 오는 봄바람 속에
오늘은 잊혀진 봄 슬픔 되살아난다
바지게 가득 떨어진 꽃잎 지고
쉬엄쉬엄 돌무덤을 넘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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