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계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시장개방에 가장 크게 휩쓸리고 있는 것이 제약업계다. 이미 외자사들은 매출액에서 업계수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만큼 국내사들의 시장점유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 제약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규모의 자본을 지닌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연일 인수합병을 하고 있다.
외자사들은 합작사업이나 전략적 제휴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후 시장을 파악한 다음에는 독자적인 경영을 추구하고, 적극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서, 보다 도전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업계는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머지 않아 국내사들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중론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발적인 기업간 결합이 이루어진다는 것.
현 시점에서 예상되는 기업 재편 시나리오는 신약개발 능력을 가진 상위권 그룹과 판매조직을 특화한 기업의 두 부류로 나누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신약개발 능력을 가진 기업이란 단순히 연구개발만 한다는 것이 아니고 신약이든 제네릭이든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가질만한 품목을 새롭게 창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업군으로 업계 상위 20개 업체 정도와 대그룹 소속 제약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조직 기업은 근래에 국내 상위제약사들이 분사를 통해 만들어 낸 마케팅 전문 회사의 형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들은 계열사 품목 뿐만 아니라 외자사와 국내사를 가리지 않고 경쟁력 있는 품목을 선별해 단기간내에 성공적으로 런칭시킬 수 있는 기업들을 말한다.
기업간 결합, 즉 M&A는 이런 두 부류의 성격을 지닌 기업들로 재편되면서 외자사에 대응할 만한 기업 규모를 갖추기 위해 시도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곧 신약그룹은 자사의 특화된 부분을 타사의 특화된 부분과 결합시켜 통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하는 것이고, 판매조직 그룹도 자사의 강한 부분은 유지하면서 취약한 부분을 통합을 통해 해결하려는(예를 들어 병원영업이나 약국영업 같은) 것이다.
하위 제약사들의 M&A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에서 밀려 설자리가 없어지면, 회사 전체를 매각하든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명도 있는 품목에 대해 일정 지분을 보장받고 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에 합병시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결국 M&A는 근본적으로 대규모 회사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인식하에 일어나는 것이다. IMF 이후 경쟁력을 잃은 은행들이 합병에 합병을 거듭했던 것처럼 크게 합쳐서 경쟁해야 생존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미 M&A는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피력했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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