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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나무에 피었던 상고대는 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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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나무에 피었던 상고대는 지고 있는데
  • 의약뉴스
  • 승인 2013.02.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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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겨울입니다. 깊은 산속 옹달샘이 있는 곳에는 서리꽃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손이 곱아 소월을 읽지는 못했지만  가시나무에 핀 상고대는 보았습니다. 

보지 못한 또다른 세상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기쁜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 임선기 님의 '소묘'라는 시 한 번 감상해 보시죠.)

소묘 / 임선기

나는 소월을 읽고 있었다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소월은 가던 길 위에서

새를 보고 있었다

 

새는 산유화 속의 그 새인데

먼저 죽은 누이인 양

보이고 있었다

 

오리나무에 피었던 상고대가

일부 지고

재 넘어간 발자국 위로

눈이 쌓이었다

 

고개 위에

오리나무 한 그루 홀로 서 있다

밤바람이 고개를 넘으며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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