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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과 악성사이' 경계성 뇌종양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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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과 악성사이' 경계성 뇌종양 도입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3.02.12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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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학회, 객관적 기준 마련...하계학술대회서 발표 예정

 
이르면 오는 6월부터 뇌종양 진단에 '경계성'의 개념이 도입될 전망이다.

대한뇌종양학회(회장 김오룡)은 양성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종양과 달리 예후가 나쁜 뇌종양 환자들에 대한 보험혜택 등의 차별을 막기 위해 양성과 악성사이의 경계성 뇌종양이란 개념을 도입키로 했다.

의약뉴스는 대한뇌종양학회 권정택 학술위원장(중앙대학교병원 신경외과 ㆍ사진)을 만나 경계성뇌종양의 개념과 그 의미를 들어봤다.

대학병원 교수 82%는 현 분류체계에 불만
대한뇌종양학회는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용평리조트에서 개최된 동계 학술대회에 앞서 전국 대학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33명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경계성 뇌종양 개념 도입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권 위원장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교수들 가운데 82%는 뇌종양을 단순히 악성과 양성으로만 구분한 ICD-10이나 WHO 가이드라인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70%의 교수들은 뇌종양에도 경계성 종양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권 교수는 "다른 종양들과 달리 뇌종양은 같은 양성이라 하더라도 종양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면서 "조직학적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하는 현재의 기준으로는 환자의 예후를 반영하기 힘들다"고 설문 결과를 설명했다.

똑같은 양성 환자라 하더라도 마비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환자들은 경계성종양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따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제적 기준에도 없는 경계성의 개념을 학회가 나서서 도입하려하는데 우려하기도 했다는 것이 권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경계성 종양의 개념이 도입된다 해서 학회나 교수들에게 이득 될 것이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회가 앞장서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뇌종양 환자와 가족들이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검사상 양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험혜택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어 나서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양성이냐 악성이냐에 따라 본인부담금에서도 큰 차이가 나고 심지어는 사보험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권 교수는 "사보험의 경우 악성환자가 1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면 양성환자는 300만원 수준밖에 안된다고 하더라"며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했다.

보험사도 '경계성' 구분의 필요성 인정
대한뇌종양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각 보험사에 공문을 보내 참석을 유도했다.

보험협회에서 대표자가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30여명의 보험사 직원들이 참석해 설문조사 결과에 큰 관심을 나타냈었다는 것이 권 교수의 설명이다. 오히려 보험회사 직원들이 학회의 움직임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그는 "보험회사에서도 이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며 "예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동일한 보험금을 지급함에 따라 분쟁도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혈액암에서 이와 같은 배경으로 경계성 종양의 개념이 도입된 사례가 있다"며 "보험사 측에서도 학회에서 명확한 기준을 만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6월 하계 학술대회 통해 기준 발표
보험사에서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이자 학회측도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다. 이에 따라 오는 6월까지 경계성 종양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하계 학술대회에서 회원들의 뜻을 물을 계획이다.

권 교수는 "김오룡 학회장님께서 이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진료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지 않도록 최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혹시라도 케이스에 따라 분쟁이 발생하면 이를 객관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학회에서 상설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더이상 뇌종양 환자와 가족분들이 양성이라는 이유로 추가적인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학회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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