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 사이 자작나무 숲을 걸어 봅니다. 그리움이 이빨처럼 자라나면 산 짐승처럼 울부짓는 시인이고 싶은가요. 봄이 오려나 봅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박정대 님의 자작나무와 관련된 시입니다.)
자작나무 뱀파이어/박정대
그리움이 이빨처럼 자라난다
시간은 빨랫집게에 집혀 짐승처럼 울부짖고
바다 가까운 곳에,
묘지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별들은 그것을 바라보는 자들의 상처,
눈물보다 더 깊게 빛난다, 聖所
별들의 운하가 끝나는 곳
그 고을 지나 이빨을 박을 수 있는 곳까지
가야한다, 차갑고 딱딱한 공기가
나는 좋다, 어두운 밤이 오면
내 영혼은 자작나무의 육체로 환생한다
내 영혼의 살결을 부벼대는
싸늘한 겨울바람이 나는 좋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욕망이 고드름처럼 익어간다
눈에 덮인 깊은 산속, 밤새 눈길을 걸어서라도
뿌리째 너에게로 갈 테다
그러나 네 몸의 숲속에는
아직 내가 대적할 수 없는
무서운 짐승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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