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 였습니다. 고개를 요리저리 흔들면서 무언가 달라는 시늉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먹다남은 떡고물 조금 손에 올려 놓으니 날렵하게 날아와 살짝 물고는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더군요. 반가운 것은 그렇다 쳐도 왜 고마운 느낌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처럼 포근한 날씨 입니다. 봄이 오려나 봅니다.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김용택님의 시 한수 소개 합니다. 여기에도 박새가 나오네요.)
그대 생의 솔숲에서/ 김용택
나도 봄산에서는
나를 버릴 수 있으리
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봄이 오는 이 숲에서는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리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남은 생도 벅차리
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
무엇을 내 손에 쥐고
무엇을 내 마음 가장자리에 잡아두리
솔숲 끝으로 해맑은 햇살이 찾아오고
박새들은 솔가지에서 솔가지로 가벼이 내리네
삶의 근심과 고단함에서 돌아와
거니는 숲이여 거기 이는 바람이여
찬 서리 내린 실가지 끝에서
눈뜨리
눈을 뜨리
그대는 저 수많은 새 잎사귀들처럼
푸르른 눈을 뜨리
그대 생의 이 고요한 솔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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