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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불의전차(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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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불의전차(1981)
  • 의약뉴스
  • 승인 2012.12.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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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오프닝 신은 앤딩 신만큼이나 중요하다. 첫인상이 중요하듯 영화도 어떤 장면으로 시작하느냐에 따라 관객이 느끼는 만족도가 달라진다. 오프닝 신만 놓고 본다면 휴 허드슨 감독의 불의전차(COVENANTER OF FIRE)는 모든 영화의 아버지라 불릴 만하다.

파도가 치는 해변의 물을 박차고 맨발의 영국 올림픽 육성선수들이 질주하는 장면은 영화를 관통하는 힘의 원천이다.  마치 2차 대전 당시 영국군의 주력 전차 였던 '카비난터'가 최고시속 48킬로미터로 돌진하는 것 같은 맹렬한 기세가 선수들에게서 느껴진다.

영화는 해럴드 에이브럼스( 벤 크로스)와 에릭 리들( 이언 찰슨) 두 사람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이들이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쫒아 간다.

헤럴드는 유태인으로 “전공이 따지기 인가”라는 교수의 핀잔을 들을 만큼 자존심이 세다. 거기다 유능한 머리와 강철 같은 체력을 소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능력도 있고 의지도 있다. 이런 그가 무언가를 해낸다는 것은 안 봐도 삼천리다. 어떤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는 깐깐한 성격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영화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리들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헤럴드가 유태인의 자존심을 무기로 세계 제패를 꿈꾸고 있다면 리들은 ‘신의 이름으로’ 올림픽에 출전한다. 금메달 보다 신앙이 앞서니 교리 때문에 겪는 아픔도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여동생(세릴 캠벨)은 달리는 것 보다 성경을 읽거나 선교활동이 더 중요한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태어난 중국에서 선교하기를 줄기차게 요구한다. 남매 간의 갈등도 작은 볼거리다.

 
우역곡절 끝에 두 사람은 영국 대표로 프랑스에 입성한다. 예상했던 대로 헤럴드는 강력한 우승후보 미국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건다. 모교인 케임브리지대 교수들은 금메달을 축하하면서도 지독한 유태인의 자존심에 혀를 내두른다.

스코틀랜드에서 적수가 없고 출발이 늦어도 막판 스퍼트가 압권인 리들은 프랑스로 가는 도버해협 부근에서 100미터 결승이 일요일에 열린다는 것을 안다. 리들은 안식일에는 쉰다는 성경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달리기를 포기한다.

왕자나 체육위원회 등이 나서지만 막을 재간이 없다. 하지만 동료인 린지의 양보로 400미터에 출전한다.

승리는 그의 몫이자 하나님의 뜻이며 영국의 영광이다. 흙바닥에서 뛰며 출발선에서 탄력을 받기 위해 모종삽 같은 것으로 디딜판을 만드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틈틈이 흡연을 즐기는 장면도.

희망을 안고 바람처럼 달리면서 시대와 역사를 새로 쓰는 걸출한 영웅들의 이야기. 조국의 영예를 위해 가치 있는 삶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젊은이들의 열정이 반젤리스의 전자 음악을 타고 흐르면 심장은 저절로 쿵쾅거린다.

촌스런 상하 흰색의 유니폼에 달린 잭 유니언 기나 고풍스런 대학건물도 또다른 볼거리다.

국가:영국
감독: 휴 허드슨
출연:벤 크로스, 이안찰슨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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