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능력 특화, 타사의 노하우 이용
제약업계의 품목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제약사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코마케팅(co-markting)이 절실해지고 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난립하고, 외자사들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어 업체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그 대안으로 코마케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마케팅은 국내든 해외 시장이든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대형 메이커와의 협력을 통해 새 브렌드에 대해 안정정인 인식을 갖게하고 직접적으로는 유통망을 공유하는데 있다.
코마케팅은 전자산업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표기업 삼성의 예를 보자.
2000년 11월 한국hp와 삼성벤처투자는 인터넷 벤처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 제휴식을 가졌다.
이 제휴는 삼성벤처투자가 가지고 있는 자본력과 경험에 한국 hp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네트웍이 함께 작용하여, 국내 벤처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도와준다.
이는 전세계 130여 개 국에 영업조직을 두고 하드웨어 및 컨설팅, 서비스 서포트를 판매하고 있는 hp의 플렛포옴에 벤처가 개발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묶어 전세계 판매망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곧 삼성 벤처가 발굴한 벤처 업체의 솔루션이 이 과정을 거쳐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제약업계는 제네릭이든 신약이든 신품목의 구상 단계에서부터 적응증이 심하게 중복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낭비요소는 경제적으로 산출되기 어려울 정도에 와 있다.
대부분의 신 품목은 주로 치유가 어려워 장기복용이 불가피한 암, 당뇨, 관절염, 고혈압 등 성인병과 일반인의 소비가 많은 진통제, 한약제 같은 감기 관련 약제들로 즐비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가 많으면 품목이 성공하기가 쉽다’는 단순한 인식이 품목의 중복과 마케팅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의 거대 제약사일수록 코마케팅은 더욱 활발하다. 그 형태는 공동 개발, 개발-판매, 판권 이양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자사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마케팅이나 개발능력을 다른 제약사와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적절한 이윤 나누기를 추구하고 있다.
심지어 해외에서 비슷한 품목으로 국내 제약사끼리 다투고, 심지어 약가를 가지고 출혈경쟁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또 ‘자기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생각을 가지고는 글로벌 개방시대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조직의 비대화를 가져온다. 거대 제약사 일수록 아웃소싱으로 효율적인 회사 경영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용 부담을 줄이고, 기술적으로 더 나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
국내에 진출한 외자사들은 진입 초기에 양호한 국내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상위 제약사들에게 판권을 넘기는 계약을 했으나, 최근에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제약사들의 수입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일부 외자사는 최근 중위권 제약사들에게 오리지널에 대한 판권 계약을 했다. 그러나 모 상위권 제약사는 항균제 계약이 맺어지지 않아 300억원대의 수입감소를 입었다는 후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약개발에 있어서 코마케팅 사례가 나와 업계에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경련 포럼을 통해 발표된 유한양행과 동아제약의 R&D 협력사례다.
두 회사는 97년 골다공증 치료제에 대한 공동개발에 착수해 98년4월 투자 및 권리를 50:50으로 하고 각각 8명씩의 연구원으로 연구팀을 구성, 유한은 합성을 동아는 약리를 주로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했다.
유한과 동아 연구팀은 5000여종의 유도체 합성 끝에 결국 OST-4077이라는 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했고, 국내8건, 해외1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2002년 당뇨특성화공동센터를 설립했다.
이 물질은 금년 하반기 IND를 목표로 현재 전임상을 진행중인데, 유한은 원료생산, 제제화, 독성, 일반약리(1)을 동아는 약효, 작용기전, 약동력학, 일반약리(2)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 우리의 브랜드만로는 마케팅 능력이 미약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을 겨냥한 신 품목은 거대 해외 제약사와 협력하고, 임상이나 판로 개척 등도 현지 전문 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성공적인 런칭을 위한 지름길로 전혀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 국내적으로도 자사가 능력이 있는 부분을 특화시키고 과감히 타사의 노하우를 이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삼성전자 해외법인중 하나인 어바인 법인은 최근 포브스, 뱅크원, 홈디포,블룸버그 등이 등장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삼성전자 광고에 등장하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모두 삼성전자 모니터를 구매하는 고객이라는 것. 블룸버그통신이 등장하는 잡지 광고의 문구는 이런 식이다."블룸버그는 삼성모니터를 통해 미래를 본다".
홈디포나 블룸버그 등은 미국 비즈니스계의 메이저 플레이어들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삼성전자와 공동마케팅(co-marketing)에 흔쾌히 응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한편 미국내 이지웨이 체인점에만 2000여대가 넘는 모니터를 납품했다. 모든 모니터엔 "samsung"라는 선명한 로고가 찍혀 있음은 물론이다.
삼성어바인법인의 박찬호 차장은 "초기엔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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