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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타이밍, 작은 불씨 큰 도화선 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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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타이밍, 작은 불씨 큰 도화선 돼나
  • 의약뉴스
  • 승인 2012.11.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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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지난 12일 부터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의약계 수장의 단식투쟁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 노회장의 단식은 여러모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식이 도화선이 돼 의사파업이라는 극단적 혼란이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일부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노회장이 대표를 역임한 전의총은 17일, 24일 토요일 휴무를 결정해 사실상 진료거부를 선언했다. 대한의원협회도 파업을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으며 대한전공의협의회 경문배 회장은 릴레이 단식에 동참했다.

의대생들도 의협의 행동에 지지의사를 보이는 등 노회장의 단식불씨는 화력을 키우고 있다.

단식의 이유는 수가결정구조 개선, 성분명처방 추진 중단, 포괄수가제 개선, 상시 의정협의체 및 의료제도 선진화를 위한 특별협의체 구성 등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문제가 아니다. 어려운 자신의 요구조건을 관철하기 위해 노회장은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투쟁의 시기는 적절했다. 대선이 불과 30여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의협의 결집력과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어떤 식으로든 러브콜을 해오지 않을 수 없는 최적기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의협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사회 소속 25개 구의사회장 가운데 22개 구의사회장이 모여 노회장의 투쟁성에 대해 “노환규를 말려 달라”고 요구한 대목이 이를 잘 드러내 준다.

하지만 노회장의 결기는 굳세다. 대선이라는 호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에서 지금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사태해결은 난망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현 의료제도에 만족하는 의사의 비율이 1% 정도"라며 "이렇게 서비스 공급자가 불만족하고 힘들어하는데 정책이 잘 시행될 수 있겠는가"라고 투쟁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은근히 자신의 단식투쟁이 거대한 불길로 타오르기를 바라고 있다.

"이 투쟁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거나 "우리 집행부가 통제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고 한 말에서 노회장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이익집단인 의협 수장의 이같은 각오가 어떤 사태로 마무리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의사들의 파업은 다른 이익집단의 파업과는 그 격이 다르다.

바로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생명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우리는 노회장이 예정된 단식을 끝내고 대화로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를 바란다.

아울러 정부 당국도 더이상 의협과의 타협에 미온적이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실체인 의협과 노환규 회장을 무시하고 의료계 현안을 다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아무리 미워도 마주 앉아야 무슨일이 성사된다. 복지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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