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섭 의원, "국민 약화사고 노출"
병·의원의 처방 가운데 상호작용으로 동시 복용이 금기(禁忌)시되는 약들로 처방된 경우가 연간 26만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국민들이 약화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 김명섭(金明燮) 의원은 심평원이 작년 9월 서울·경인지역의 약국에서 15일간 접수된 786만여건의 처방전에 대해 미국의 약 사용 안전 기준치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김 의원은 함께 사용하지 못 하도록 한 약들이 처방된 경우가 8%인 29만5000여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중 ‘절대 사용 금지’에 위배된 경우가 5500건에 달했고, ‘사용 금지’는 5만9000여건, 나머지 23만건은 ‘사용 주의’였다.
김의원은 "특히 항생제 ‘록시로마이신’과 항히스타민제 ‘테페나디딘’은 함께 먹으면 심장부정맥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미국에선 ‘절대 사용 금지’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런 처방전이 1767건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처럼 ‘금기(禁忌)’된 의약품을 사용한 경우가 수도권에서만 15일 만에 5500여건이 나온 것을 볼 때 전국적으로는 연간 26만명이 약 사고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처럼 기준치를 초과해 처방된 경우가 전체 처방전의 32%인 252만여건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처방전 10건 중 3건이 기준치에 맞지 않았다는 것.
식약청의 사용 기준을 넘거나 미달된 용량으로 처방된 경우가 57.5%로 절반을 넘었고, 성인들의 사용 기준치를 초과해 처방된 경우는 12%, 어린이는 10.3%, 노인은 3.4% 등이었다.
예를 들어 중이염에 사용된 항생제 ‘세파클러’의 경우, 어린이들은 체중 1㎏당 20㎎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를 초과(간부종 등 위험 초래)한 것이 4만6천여건에 달했다.
김의원의 발표에 대해 의료계는 당황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복지부와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항생제 남용 문제가 의료계 책임론으로 부상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의사의 대국민적인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는 건이어서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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