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02 14:59 (목)
김홍신 의원의 의료계 비판자료 파문
상태바
김홍신 의원의 의료계 비판자료 파문
  • 의약뉴스
  • 승인 2003.09.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사들 강한 비난에 욕설까지 난무
김홍신 의원이 15일 발표한 의료계 비판적 자료에 대한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사들의 거침없는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먼저 의사들의 고가약 처방으로 국민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동일성분 약값 차이가 최고 41만원까지 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작년 동네 의원들의 연평균 수입이 건강보험에서만 한해 2억8천만원이고, 의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의료계의 고가약 처방관행으로 국민부담 가중' 부분에서는 약값 청구액이 고가약쪽에 집중돼 있으며, 고가약 1개의 청구액이 나머지 동일성분 약들 10개의 청구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호흡기 질환에 사용하는 중외제약의 ‘서팩텐주’는 102만6천원인데 비해 유한양행의 ‘뉴팩탄주’는 61만6천원으로 41만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또한 악성종양에 사용하는 한국와이어스사의 ‘노반트론주20mg’은 39만4천원으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산트론주’(11만3000원)보다 28만1000원이 비쌌다.

김 의원은 "처방 통계를 보면 역시 고가약품에 처방이 몰려 BMS의 ‘탁솔주’는 청구액이 305억원에 달한 반면 삼양사의 ‘제넥솔주’ 등 동일성분의 나머지 2개 약품은 청구액을 합해도 2억5천만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 종양치료제 중 최고가인 보령제약의 ‘네오플라틴주450mg’은 지난해 7억3천만원을 청구한 데 반해 동일성분의 나머지 10개 약품은 청구액을 모두 합해도 2천만원 수준에 그쳤다는 것.

김 의원은 “건강보험지출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고가약 사용”이라며 “고가약 사용이 계속된다면 차츰 안정화되고 있는 건보재정에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의원은 건강보험공단이 구매력을 무기로 통제를 따르지 않는 약은 건보급여에서 제외시켜 약값을 일정수준에서 통제하는 '약가계약제'와, 국민부담을 가중시키는 고가약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서 원가를 약값에 반영하는 '원가분석제도’도입을 제안했다.

김의원은 또 '동네의원 건강보험에서만 한해 2억8천만원 번다'는 자료에서는 2002년도 동네의원이 건강보험을 통해 버는 수입을 분석했다.

자료에서 김의원은 "진료과목별로 봤을 때, 안과가 4억6천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최하위인 성형외과의 2천5백만원 보다 19.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형외과의 연간 건보수입이 이렇게 적은 것은 건강보험 급여대상보다는 비급여가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급여진료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피부과도 2억2천만원으로 전체 21개 진료과목 중 하위권인 1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건보수입을 순위별로 보면, 정형외과가 4억5천만원으로 2위였고, 그 뒤로 신경외과 4억원, 이비인후과 3억6천만원, 마취과 3억1천만원, 내과 3억1천만원, 일반외과 2억9천만원, 재활의학과 2억7천만원, 소아과 2억4천만원 등으로 비교적 건강보험 급여가 많은 진료과의 수입이 많았다"고 밝혔다.

또한 의약분업 본격 시행 이후 동네의원의 건보수입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의약분업 시행연도인 2000년에 2억5,156만원이던 동네의원 건보수입은 2002년에 2억8,372만원으로 평균 3,216만원(12.6%)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수입증가 1위는 안과로 2000년 3억6,443만원에서 2002년 4억6,031만원으로 9,588만원(26.3%)가 증가했고, 정형외과도 3억5,884만원에서 4억5,089만원으로 9,205만원(25.7%) 증가, 2위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그 외에도 마취과 8,235만원(34.7%), 신경외과 7,829만원(24.3%), 진단방사선과 5,549만원(33.4%), 산부인과 3,911만원(27.4%), 정신과 3,435만원(17.9%)이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동네의원 수는 2000년 1만8,231개에서 2002년 2만846개로 14.34%(2,615개)가 증가로 의원간 환자유치 경쟁이 심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건보수입 상위20개 의원을 비교한 결과, 전체 20개의원 모두 한해 20억원이 넘었다고 밝혔다.

건보수입 1위는 한국혈우재단의원으로 연간 198억원, 2위는 사랑의원으로 66억원, 21세기신경외과의원 48억원, 염광피부과의원 46억원, 하나이비인후과의원 37억원, 사랑의내과의원 36억원, 김동수내과의원 36억원 순이라고 밝혔다.

김홍신 의원은 이에 대해 "의원들의 수는 증가했는데, 개별 의원들의 수입도 증가했다. 한해 평균 건보수입만으로 2억8천만원 버는 것은 일반국민들의 통상적인 수입규모에 비해 매우 큰 것이다. 더군다나 이 금액은 비급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유일한 집단이라는 것, 그리고 의사가 되기까지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친다는 것 등 의사들의 이런 특수성을 십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평했다.

나아가 "의사의 수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위에서 말한 의사집단의 두가지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의사의 수입은 평균 어느정도여야 하는지 합의가 필요하다. 그에 따라 의사가 하루에 진료할 적정환자수는 몇 명인지, 그리고 그 수만큼의 환자를 진료하고 합의수준의 수입을 보장해주기 위해 진료수가는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를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김홍신 의원의 발표에 대해 당혹감을 넘어 분노의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김 의원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의사들의 항의가 수십건 씩 올라왔다. 심지어는 씨XX, 병X 등 심한 욕설도 있었다.

이는 김 의원이 의사들이 결사 반대하고 있는 성분명 처방에 관한 문제와 올 해 부터 단행된 수가 인하에 따른 개원가의 수입감소 주장을 정면으로 건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별 의원의 수입을 고스란히 노출시켰고, 의약분업으로 의사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어조를 띄는 등 의료계가 싫어하는 내용들을 일거에 솓아낸 셈이 됐다.

의사로 추정되는(ID : 멀더) 한 게시물에는 "고가약 처방이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한 김 의원의 발언은 한 마디로 의료를 전혀 모르는 채 전문 분과를 선택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이 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같은 성분이고 효과도 똑같다고 주장하는 김의원의 말대로라면 똑 같은데 비싸고 싼 것을 구분해 놓은 배후에는 담당자들이 뇌물이라도 쳐 먹은 것이 아닌가?"라며 흥분했다.

또한 "(뇌물 받은 게) 아니라면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당연히 이유가 있는 것이다. 좋기 때문이다.....성분이 같으면 효과도 같다는 생각은 환자를 치료하지 않는 자들의 단순한 논리일 뿐인 것이다. 부작용만 해도 다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약값이 다른 것이다. 물론 연구비도 포함되고"라고 항변했다.

나아가 "자 그렇다면 과연 누구는 싼 약을 쓰고 누구는 비싼 약을 처방 받을 것인가? 그 기준은 어디다 둘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글은 "당신의 말을 듣고 있다보면 소위 보건복지위원이란 자가 어찌도 이 나라 의료현실을 저렇게도 모르고 지독하게도 공부를 안하는구나 싶다..하기사 소설 쓰듯이 의료를 보니 전직이 딱 맞기는 맞다. 이 글을 그저 의사들의 분풀이로 듣지 말기를 바란다. 이제 의사들도 옳지 않은 것을 무조건 이기적인 마음에서 옳다고 생떼를 쓰지 않는다."고 끝을 맺었다.

'내과의사요'라는 ID를 가진 사람은 '의원폐업율이 얼마인지..'라는 글에서 "월 2천 이상청구하는 의원이 그렇게 많지않다는건 조사해보면 금방답이 나오거늘..몇년도 몇월식의 구미에 당기는 특정자료만으로 본인의 의도를 끼워맞추려하는 유치한 발상을 하다가는 후세에 두고두고 욕을 먹는 불쌍한 정치인으로 전락할 것이요.."라고 적었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