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리저리 뒤척이는 열대야 수면
수면을 취하기에 적절한 온도는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섭씨 18도에서 20도 정도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온도가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숙면을 취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한 실험에 의하면 외부 온도가 너무 높아지는 경우 체내의 온도조절 중추가 발동이 되면서, 중추신경계가 흥분하게 되고 그 결과 각성 상태로 이어지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여름철 열대야가 발생하여 밤의 기온이 높이 올라가고, 습도도 높아 선풍기나 부채 같은 것으로 더위를 쫓기 어렵게 되면, 사람들은 숙면을 취하기가 어려워진다.
열대야 수면의 특징은 잠이 들긴 들더라도 자주 깨고, 깊은 잠이 들지 못하고, 꿈을 꾸는 수면(REM 수면)도 줄어들고, 결국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여름철 더운 날씨로 인하여 더위 그 자체로 잠을 이루기 힘들거나, 자기 전에 수박이나 음료수를 다량 섭취하여 밤에 요의를 느껴 자주 깨기도 하며, 또한 늦은 밤에 납량 특집 공포 영화 등을 시청하는 경우에 지나친 자극으로 인해 수면을 취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이 계속되면, 집중력의 저하, 졸음 등으로 다음 날 일상 생활에도 영향을 주어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각종 사고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열대야로 인한 불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당연히 침실의 온도와 습도를 수면에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 동안 내내 켜놓았다가는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호흡기 계통을 건조하게 하여 상기도 감염(일명 감기)에 취약하게 만들어 더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 드문 경우에는 저체온증을 유발하여 사망하는 수도 있다.
그러므로, 모든 불면에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는 수면위생, 즉 숙면을 취하도록 도움을 주는 생활태도를 보다 확실히 지키는 것이 부작용 없는 확실한 처방이 될 것이다.
수면위생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첫째, 항상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여 활동함으로써 우리 뇌 속의 생체 시계를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잠을 설쳤다고 해서 늦잠을 잤다가는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둘째, 졸릴 때만 잠을 청하는 것이다. 잠이 오지도 않는데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 어떻게든 자보겠다고 하는 것은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낮잠을 피하고 평소 취침하는 시간 외에는 눕지 않는 것이다.
넷째, 규칙적 운동을 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격렬하지 않고,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너무 늦은 저녁에 하는 것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나쁘다.
다섯째,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좋고, 저녁에는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섯째, 저녁 시간에 흥분을 피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인데, 앞서 이야기한 공포 영화 같은 것은 피하는 것이 좋고, 명상이나 점진적 이완 요법 같은 이완 훈련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일곱째,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담배, 흥분제 등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덟째, 과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배가 고파 잠을 이루기 어려울 경우는 따뜻한 우유 한잔과 같은 가벼운 군것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수박이나 시원한 음료수를 너무 많이 먹어서 밤에 화장실에 다니느라 잠을 깨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침실 환경을 조용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편안한 수면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수면 위생을 철저히 지킨다면 열대야에 따른 불면증은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 자료 : 서울대병원 정도언 교수
▶ 진료 :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외래 760-2451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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