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벌레에 물렸을 때 응급처치
여름이 되면 야외 활동 및 야영이 많아지고, 벌레들도 가장 활동이 왕성한 시기여서 벌레에 물리거나 침에 쏘이는 일이 잦아진다.
가장 흔하게는 모기에게 물리는 것이고, 개미에게 물리거나 벌에 쏘이는 것인데, 모기나 개미에게 물리는 것은 물린 부위가 약간 부어오르고 가려운 정도로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반면에 벌에 쏘이는 것은 때로는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최근에 말라리아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벌은 꽁무니에 있는 길고 가느다란 침을 통하여 독액을 주사하는데, 꿀벌은 침을 쏘면 사람의 피부에 침과 함께 독액 주머니가 떨어져 나와 붙어 있지만 땅벌이나 말벌은 침이 떨어져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꿀벌에 쏘였을 때는 피부에 꽂혀 있는 침과 독액 주머니를 제거해야 더 이상의 독액 주입을 차단할 수 있는데, 제거할 때 독액 주머니를 오히려 짜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벌에 쏘인 피부는 대개 부어오르면서 아프고 화끈거리며 간혹 염증이 생길 수 있으나, 심하게 곪거나 조직 괴사가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다.
따라서 꿀벌의 경우에는 침을 제거하고 그 외는 깨끗이 씻고, 필요하면 얼음으로 냉찜질을 하거나 소염제 등을 바르거나 복용하면 충분하다.
하지만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과민반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병원으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
벌레에 물리거나 쏘인 후, 그 자리가 아닌 전신 피부에 발적 및 피부 발진이 발생하거나 숨이 가빠 오며 호흡이 거칠어지거나 입술이나 눈꺼풀이 부어오르거나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배가 아파지면 과민성 반응이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일단 시작되면 빠르게 기관지 부종 및 수축 등으로 호흡곤란이 오고 혈압저하로 쇼크가 와서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른다.
과민성 반응에 대한 치료로서 병원 밖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으므로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다만 물리거나 쏘인 부위가 팔·다리일 때는 그 보다 심장 가까운 쪽을 가볍게 묶어 독액 유입을 최소화하고 침이 남아있으면 짜지 않게 제거하는 것이다.
환자는 혈압이 대개 떨어지므로 누운 자세를 유지하면서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충분히 확보한 자세로 후송하는 것이 안전하다.
▶자료 :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이중의 교수
이창민 기자(mpmam@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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