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이어 한의원에서도 성형시술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부 한의원이 한방성형 전국네트워크를 표방하며 공개적으로 가입점 확대에 나선데 이어 최근 들어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성형 연수교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방성형시술은 몇 년 전부터 의료계와 갈등을 빚어온 오래된 사안이다. 소수의 한의원이 침을 이용한 가슴성형, 주름제거 등을 시행하다가 성형외과 관계자들로부터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아 왔다.
이런 가운데 불황이 계속되자 한의원들 사이에서는 한방성형이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 최근 들어 잇달아 한방성형을 표방한 한의원의 개원이 늘고 있으며 관련 강연도 이어지고 있다.
굳이 구체적 사례를 열거하지 않더라고 한방성형은 한의계에서 하나의 붐으로 자리 잡았다. 강연내용들도 주름제거, 가슴성형, 쁘띠 성형, 입술성형, 여드름 치료 등으로 날로 구체화ㆍ다양화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한방성형 전문을 표방한 린바디한의원이 가입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 네트워크 병원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를 공표한 것이다.
린바디한의원은 전국 네트워크 출범을 대비해 네트워크 소속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몰두하고 있다. 새로 네트워크에 가입하게 될 원장들은 지난 11일부터 매주 12시간씩 4개월까지 예정된 192시간의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 내용은 신형침의 원리와 한방성형의 이해에 대한 이론 20시간, 신형침과 체형교정침 부위별 시술사사 100시간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피부치료시술법, 비만치료시술법, 경영관리 교육도 이수한다.
린바디 측은 지난달 20일 유명 누드모델을 초청해 '신형침'을 이용한 가슴성형 시술 시연을 하는 등 한방성형시술에 대한 자신감을 연이어 공개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이처럼 현장에서 공격적인 홍보가 한창이지만 한방성형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논문과 연구 데이터는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대한한의학회 소속 한의안면성형학회가 논문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나 불과 몇 달 정도의 진료기록 정도를 담은 게 고작이어서 의료계에서 제대로 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방성형에 대한 의료계의 반응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어이없다’는 말로 압축된다.
한 개원의는 가슴성형 시술 시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술의 효능이 진짜라면 노벨의학상감에 해당할 것”이라며 “빨리 논문을 써서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투고하시길 바란다”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