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흡연자의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 중 대부분이 조기사망에 의한 손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007 금연정책 포럼’에서 “2005년 우리나라 흡연자의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은 총 8조 9,205억원이었으며, 이중 93.8%에 이르는 8조 3,633억원이 조기사망에 의한 손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흡연으로 인한 조기사망의 손실비용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 30~39세 남성은 2조 1570억원, 여성은 1406억원 ▲ 40~49세 남성은 3조 4117억원, 여성은 675억원 ▲ 50~59세 남성은 1조 9468억원, 여성은 1405억원 ▲ 60세 이상 남성은 3142억원, 여성은 1850억원으로 조사됐다.
입원진료비, 외래진료비 및 약 비용을 포함하는 직접 비용은 남, 녀 각각 2,720억원 및 281억원 정도로 약 3천억원으로 추정됐으며, 외래방문을 위한 교통비, 간병, 보호자의 시간 비용, 입원 및 외래진료로 인한 생산성 손실비용 등을 합한 간접비용은 2,571억원이었다.
한편, 흡연이 사망에 미치는 영향은 암이 가장 컸다.
흡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암은 남녀 모두 후두암이었다. 그 다음으로 영향을 받은 암은 남성의 경우 폐암, 식도암, 방광암, 구순/구강/인두암 순이었으며, 여성의 경우 폐암, 자궁내막암, 자궁암 순이었다.
30일 세브란스병원 보건대학원에서 지선하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비흡연자 대비 흡연자의 조기사망은 남성이 1.65배, 여성이 1.9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이를 유의미하다고 말할 수 있나.
“이 수치로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폐암, 후두암 등 흡연 관련 질환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흡연 여성의 사망 위험도가 흡연 남성에 비해 확연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여성의 사망 위험도가 더 높은 이유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의 장기기관이 남성보다 작기 때문에 비록 흡연량이 같다고 할지라도 여성에게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다.”
- 보통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려 사망할 위험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연구결과 흡연으로 발생한 암 중 후두암의 사망 위험도가 남녀 모두에게 제일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후두암보다는 폐암이 더 흔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흡연자와 비교해봤을 때 폐암보다는 후두암으로 인한 흡연자의 사망 위험도가 더 높았다.”
- 남성 후두암 사망자의 80.05%, 여성 후두암 사망자의 28.8%는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었다. 남성의 후두암 사망기여위험도가 훨씬 더 높은 이유는.
“기여위험도는 비교위험도와 흡연율이 같이 적용된다. 비록 여성의 사망 위험도가 더 높을지라도 흡연율이 남성에 비해 낮기 때문에 남성의 기여위험도 훨씬 높게 나타날 수 있다.”
- 이 연구결과가 간접 흡연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나.
“간접 흡연자에 대한 연구 자료가 많지 않지만 흡연자와 비슷한 경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즉 간접 흡연 역시 폐암이나 후두암 등으로 인한 사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으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당시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의료보험 가입자와 그들 가족 중 한번이라도 건강검진을 받은 경우를 대상으로 했다.
최종 분석에 사용된 대상자는 총 1,178,138명으로 남자 804,937명, 여자 373,201명이었다. 추적 연구 기간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최장 13년에 걸쳐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