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원회장은 초선 100일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냈다. 새로운 사안과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2기 집행부의 토대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00일 동안 원회장을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서울시약사회 총회의장인 권태정 전 서울시약사회장의 단식이다. 권의장은 대약 선거기간에 불거진 룡천성금 논란과 선거이후 드러난 검찰의 ‘횡령혐의 벌금 300만원 약식기소’로 막다른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월 15일 ‘무기한 단식’의 강수를 선택한 권의장은 자문위원들의 중재로 원회장과 독대 끝에 10여일만인 그달 25일 단식을 풀었다. 단식 중 권의장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닐 뿐만 아니라 대약과 타지부가 함께 관계되는 사안이라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기에 당시 서울시약사회 집행부들이 ‘룡천성금 진실규명위원회’를 만들어 업무배임으로 원회장을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히고 약정회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원회장은 지난 2월 15일 열린 서울시약사회 총회에서 그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당신을 진짜 미워했고 지금도 밉지만 우리 미움을 풀자”며 “앞으로는 절대 미워하지 않겠다”고 말했더니 권회장이 “병원가겠다”고 일어섰다고 밝혔다.
원회장이 100일 동안 이에 못지않게 부담을 느낀 것은 2기 집행부의 인선이다. 부회장 9명과 상임이사 21명을 인선한 원회장은 ‘전문성과 연속성’을 인선의 방향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당사자도 발표 몇 시간 전에 통보를 받을 정도로 그 과정의 폐쇄성과 시스템의 부재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선에 대한 문제는 대약 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야하는 상황도 만들었다. 임원이 대의원을 겸할 수 없도록 제한한 조항을 현실적인 인력의 부재를 이유로 삭제한 것이다.
선관위 권한 강화와 새로운 규제를 삽입해 지난 2월 13일 열린 최종이사회에 제출된 선거규정 개정안에 대한 논란도 중요한 사안이었다.
선거규정 개정안은 그 중요도에 대한 고려와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공청회를 거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청회에 대한 구체적인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그 외에도 집행부와 직접 관련되지는 않지만 분회와 지부의 총회, 경기도약사회 법정행도 중요한 사안들이었다.
100일 동안 원회장이 수행한 회무는 ‘집행부 강화’로 정리할 수 있다. 권의장의 단식을 별 탈 없이 마무리했고 집행부를 1기 임원들 중심으로 확대했다. 이뿐 아니라 정관을 개정해 대의원들을 임원에 임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지난 겨울은 원회장에게 3년의 임기 중에서 가장 바쁘고 복잡한 시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따뜻한 봄날 그 싹이 나서 계속 자라게 하는 부지런한 농부가 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