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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윤형철조망의 기억은 참으로 쓰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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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윤형철조망의 기억은 참으로 쓰라렸다
  • 의약뉴스
  • 승인 2007.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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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형 철조망으로 철책 3중화 작업을 하던 지난 1980년대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갈증으로 한 여름의 실신을 막기 위해 소금을 많이 먹었던 기억이 괴롭다.

오랫만에 윤형 철조망을 보았다. 감격?에 겨워 손으로 도끼날 처럼 날카로운 철망을 만져봤다. 예나 지금이나 싸늘한 철사의 감촉이 느껴졌다.

무련 20여년만의 일이다. 내가 군대생활을 하던 80년대의 일이니. 그때 철원의 한 최전방에서 나는 지오피 철조망 작업에 투입됐다. 철조망을 3중으로 차단하는 일이었는데 그때 윤형 철조망을 처음 접했다.

그 전의 철조망은 두꺼운 철사에 또다른 철사를 감는 것이었다. 철사에 좀 찔려도 괜찮고 전투복에 걸려도 쉽게 뻴 수 있는 간단한 되감기형의 철사조각이 철조망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신형 윤형  철조망은 그 전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철사 중간 중간에 이음새로 연결돼 있는 부분은 마치 날카로운 도끼날과 같아서 슬쩍 이라도 손을 잘못대면 피가 나기 일쑤이고 자칫 전투복에 걸리면 조심스럽게 제거하지 않을 경우 쭉 찢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종아리나 허벅지 살까지 파고 들었다.

그 윤형 철조망은 모든 철책 작업의 마지막 순서로 진행됐다. 철주를 세우고 철망을 치고 나사로 조이고 최종 상황에서 Y 자위에 윤형 철조망을 올려 놓는 것이다. 긴 장대를 이용해 여럿이 철망을 들어 올리는 작업은 상당히 위험했다.

하지만 일단 Y 자 위에 올려진 완성된 철책을 보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남북 방송이 또렷이 들리고 상대방 지피가 코 앞에 있는데도 이런 감상이 드는 것은 철책작업이 예술적이기 까지 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윤형철조망의 자태는 아름다웠다. 몸매는 S라인은 저리 가라다

등산 중 우연히 이 윤형철조망을 봤으니 감개가 아니 무량하겠는가. 그런데 누가 왜 이 철조망을 야산을 쳤는지 참! 의문이다.

철망으로 무엇을 지키려고 한 걸까. 행여 타인들은 이 철조망의 위력을 알고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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