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이니 너나 없이 들뜬 기분이다.
가진자나 못가진 자나 막연히 기분이 업되기도 하고 우울해 지기도 한다. 바로 이런 날 효를 파는 한 상인을 보았다.
담벽에 기대서서 한 줌 햇볕을 벗삼아 효를 파고 있는 장애인의 모습을... 그는 손이 가장 중요한 목공일에는 치명적인 약점인 한 쪽 손목이 잘리고 없었다.
그래도 망치와 정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나무위에 한자 한자, 한자로 효라고 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주변에는 효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경구가 적힌 판대기 들이 돌담을 벗삼아 한가롭게 기대서 있다.
새삼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효라니. ..그리고 순간적으로 아버지, 어머니 얼굴을 떠올렸다.
세밑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더 싸해 오는 것 같다. 3일 황금연휴 인데도 이런저런 약속 때문에 부모님을 찾아 뵙지 못했다. 신정 연휴에 시골 한 번 내려 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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