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들 떨어진 자리마다 바람 이파리들 매달렸다 사랑해 사랑해 나무를 나무에 가두는 등 굽은 길밖에 없는 나무들이 떨어진 이파리들 아직도 매달려 있는 줄 알고 몸을 흔들어 보았다 나는 정말로 슬펐다 내 몸이 다 흩어져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이 흩어져버리는 몸을 감당 못해 몸을 묶고 싶었다 그래서 내 몸속의 갈비뼈들이 날마다 둥글게 둥글게 제자리를 맴돌았다 어쨌든 나는 너를 사랑해 너는 내 몸 전체에 박혔어 그리고 이건 너와 상관없는 일일 거야 아마 나는 편지를 썼다 바람도 안 부는데 굽은 길들이 툭툭 몸 안으로 몸 밖으로 부러져 나갔다 김혜순-<겨울나무> |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