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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분야에서도 최고가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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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분야에서도 최고가 돼야죠”
  •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
  • 승인 2006.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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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명곡안연구소 이준행 교수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안과계의 연구 환경은 특히 열악한 편입니다. 정부에서 연구비를 책정할 때도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니까요. 세계적인 추세도 그렇고요.”

지난달 1일 건양대병원 김안과병원 명곡안연구소에 새롭게 부임해 1달째를 맞은 이준행 교수는 이처럼 안과 기초연구 분야에 대한 세간의 지원 부족을 가장 안타까운 점으로 꼽는다.

“안과 분야는 특히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 발매를 전제로 한 응용연구에 비해 기초연구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김안과병원은 이와는 달리, 기초연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또 연구 지원에 대한 의지도 굳건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마디로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하하하.”

이 교수가 이곳으로 적(迹)을 옮긴 것도 좀 더 독립적인 연구를 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이러한 건양대병원(김안과병원)의 기초 연구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란다.

물론 김안과병원 김성주 원장과의 개인적인 친분과 믿음도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긴 한 계기가 됐다. 김 원장은 이 교수가 국내에 들어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처음 들어갔을 때 방장으로 인연을 맺었고, 이 교수를 이곳으로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현재도 집(삼성동)이 가까워 출퇴근 시 가끔 카풀을 하기도 한다고.
 
명곡안연구소는 기초연구에 대한 필요성에 의해 지난 2003년 설립된 안과 전문 연구기관으로, 난치성 안질환 정복이라는 목표 아래 학문적 연구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 알다시피 김안과병원은 그동안 임상수준은 톱클래스 수준을 인정받은 반면, 기초연구 수준은 이에 못미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앞으로 타 대학 및 연구소와의 연계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인식을 차근차근 바꿔 나가겠습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현재 연대 세브란스 병원, 생명공학연구원, 경희대 등과 각각 공동연구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에 있다고 공개했다.

이 교수가 현재 진행 중인 연구과제는, 기초연구의 경우 녹내장의 발생 원인을 밝히는 연구 및 망막 관련 연구와, 또 응용쪽에서는 천연물을 이용한 병질환 치료에 대한 연구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특히 앞으로 안질환 관련 치료제의 큰 흐름은 결국 천연물 성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명곡안연구소에서는 ‘드라이 아이(Dry eye)’(건조성 각막염)의 동물모델의 세팅을 완료하고 천연물 성분에 대한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연세대 생물학과와 동대학원 석사(생물학 전공)를 거쳐 1996년 미국 조지아대학 대학원(분자미생물 전공)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SFBR(남서생의학연구재단) 연구원 등을 거쳐, 지난 2000년부터 연대 의과대학 안과학 부교수로 근무해오다 지난 9월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이 교수는 지난 2000년 연대 세브란스 병원 입성 당시 생물학 전공 출신으로는 최초로 안과 전임 교수에 임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별히 안과를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세상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듯, 당시 선배 교수의 제안으로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된 게 계기가 됐을 뿐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분자생물학과 관련, 인체의 병질환이나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역학연구 등을 경험해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별다른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이 교수는 이처럼 안과 입문 6~7년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17건의 크고 작은 안과 관련 논문을 발표하는 등 많은 연구를 진행해왔다.

마지막으로 “하루를 인생처럼 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이 교수는 이를 통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일은 뭔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의미 없이 하루하루 흘려보낼 뿐이죠.”

이에 이 교수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논어의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구절처럼, 모든 일에 철학을 갖고 즐기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난치성 안질환 정복이라는 명곡안연구소의 목표처럼, 안과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이 교수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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