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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7-18 12:13 (금)
3연속 비수도권 대학 출신 의협회장 '학연보다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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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속 비수도권 대학 출신 의협회장 '학연보다 비전'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5.02.0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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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수, 임현택 이어 김택우 회장 당선...출신대 중시 풍조 벗어나

[의약뉴스] 지난 8일 마무리된 대한의사협회장 보궐선거에서 김택우 회장이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새 회장으로 선출된 김 회장은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대정부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그동안 침체기에 있었던 의협 회무를 정상화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로운 의협회장의 이력에 있어, 흥미로운 점은 이전 두 명의 회장과 같은 비수도권 대학 출신의 회장이라는 타이틀이다.

김택우 회장 이전, 제41대 이필수 회장과 제42대 임현택 모두 수도권 대학 출신이 아닌 비수도권 의대 출신이었다. 구체적으로 이필수 회장은 전남의대, 임현택 회장은 충남의대, 김택우 회장은 경상의대 출신이다.

▲ (왼쪽부터) 이필수 회장, 임현택 회장, 김택우 회장.
▲ (왼쪽부터) 이필수 회장, 임현택 회장, 김택우 회장.

의대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동문의 힘이 강한 대학교가 있다. 의사들은 소위 '서ㆍ연ㆍ고ㆍ가'라고 불리는 서울의대, 연세의대, 고려의대, 가톨릭의대가 주류를 이룬다.

이들 대학들 아성을 넘기 위한 도전은 있었지만, 그동안 각 의료단체의 수장들은 정해진 출신대학교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보건의료단체의 회장 선거에서는 출신대학교, 동문의 힘이라는 명예보다는 회원들을 위해 보다 많은 실리를 챙길 수 있는 리더를 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비수도권 대학 출신의 리더를 선출하며, 기존의 관행을 깬 것은 제41대 회장인 이필수 회장이었다. 

의협회장은 2000년 이전에는 간선제로 주로 의료계 저명한 원로 의사가 추대 형식으로 임명됐는데, 이 시기에는 서울의대나 연세의대 출신이 아니면 회장을 하기 어려웠다.

2000년 이후,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하면서 서울의대, 고려의대, 연세의대, 가톨릭의대 출신의 회장들이 탄생됐지만 비수도권 대학출신의 회장은 배출되지 않았다.

이런 관행을 깬 것이 바로 이필수 회장으로, 이 회장은 지난 2021년 치러진 회장 선거에서 임현택 후보(충남의대), 유태욱 후보(연세원주의대), 박홍준 후보(연세의대), 이동욱 후보(경북의대), 김동석 후보(조선의대)를 따돌리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이 회장 다음 회장으로 임현택 회장이 당선된 것 역시, 관행 부수기를 이어나갔다는 평이다.

지난 2024년 치러진 제42대 의협회장 선거에서 임 회장은 박명하 후보(한양의대), 주수호 후보(연세의대), 박인숙 후보(서울의대), 정운용 후보(인제의대)를 누르고 ㅅ회장에 당선됐다.

2차례 연속 비수도권 의대 출신 회장이 당선된 이후, 이번 선거에서 같은 비수도권 의대 출신인 김택우 회장이 당선되면서 출신 대학은 더 이상 의협회장 당선 여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됐다.

제43대 회장에 당선된 김택우 회장과 선거 레이스를 펼친 후보들은 각각 강희경 후보(서울의대), 주수호 후보(연세의대), 이동욱 후보(경북의대), 최안나 후보(고려의대)들이었다.

김 회장은 이필수 회장에 이어 지역의사회 회장을 역임한 이력도 있어, 비수도권 의대 출신에, 지역의사회 출신이라는 또 하나의 계보를 만들게 됐다.

이러한 변화의 기조에는 더 이상 학연이 아닌,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인물이 누군지 더 고민한 결과라고 해석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보건의료단체장 출신의대 중시 풍조를 벗어나 이젠 과연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먼저 보는 시대로 바뀌었다”며 “이젠 후보자 활동 이력과 비전이 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방의대 출신 중 이필수 회장은 사퇴, 임현택 회장은 탄핵을 당하면서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이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탄핵 남발과 책임추궁에 대한 정도가 거세진 배경이 있지만, 역대 회장 중에서 서울의대 출신인 추무진, 최대집 회장은 임기 동안 온갖 비난과 수차례 탄핵안이 올라왔음에도 버텨낸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렇기에 김택우 회장의 행보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지방의대 출신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온다는 판을 뒤집어야만 비로소 매몰된 선거판을 깨부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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